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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마켓워치] 채권 공장 돌리던 여전사···하반기엔 ‘몸사리기’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0 14:09

수정 2023.08.11 10:55

7월 발행액 7조5050억...한달 새 1350억↓
새마을금고·GS건설 사태로 부동산 PF 리스크 재부각
서울 시내 매장에서 고객이 카드결제를 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매장에서 고객이 카드결제를 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내내 채권을 찍어냈던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들이 하반기 들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영업기반 마련을 위해 가열차게 실탄을 구비해왔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다시 부각됨에 따라 발행을 줄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간 카드·리스·할부금융채 등 여전채 합산 발행액은 7조5050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7조360억원)보단 많지만 6월(7조6400억원)에 비해 축소된 규모다.

여전채는 카드채 및 시설대여(리스)회사나 신기술금융사, 할부금융사 등이 발행하는 캐피탈채를 통칭하는 말이다. 은행 등과 같은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아니면 대부분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끌어올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춤했던 여전채가 올해 들어 대거 발행됐다.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을 통해 시장에 자금을 불어넣은 효과가 반영되고, 금융당국이 업계에 ‘유동성’을 갖추라고 주문한 영향도 있다.

올해 상반기 여전채 발행액은 38조6629억원으로, 전년 동기(29조6065억원) 대비 30.6% 불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조달비용이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되기 시작했다. 한국전력채나 은행채 등 초우량물이 여전채로 몰릴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기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지난 1·4분기말 3.951%였으나 상반기 마지막 날 4.306%까지 뛰었고, 지금은 4.379%(9일 기준)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달 10일엔 4.468%까지 상승한 바 있다.

봉합되는 듯했던 부동산 PF 대출 우려가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재차 피어오른 점도 발행 위축 우려를 불러온 요인으로 꼽힌다.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지만 일부 부실기관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하위등급 물량을 중심으로 위험도가 가중될 것이란 평가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크레딧물 중 상대적 강세를 보이던 여전채가 7월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며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와 GS건설 부실시공으로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가 재부각된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전사 전반적으로 실적이 부진해진 점도 악재다. 그만큼 발행이 위축될 수 있다. 주요 카드사 가운데 우리카드의 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컸다.
올해 상반기 819억원에 그쳐 전년동기보다 38.7% 줄었다.

하나카드(726억원)는 23.7%, 신한카드(3169억원)와 KB국민카드(1929억원) 수치는 각각 23.2%, 21.5% 감소했다.
삼성카드는 8.0% 감소한 2906억원으로 집계됐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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