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연구로 레이저·MRI 탄생"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0 13:49

수정 2023.08.10 14:01

노벨상 수상자 배리 배리시 교수
정부기관-연구자 동료 관계 중요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최종현학술원의 과학혁신 시리즈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특강'에서 기초연구와 기술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유튜브 영상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최종현학술원의 과학혁신 시리즈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특강'에서 기초연구와 기술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종현학술원 유튜브 영상
[파이낸셜뉴스] 중력파 발견으로 201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배리 배리시 캘리포니아공과대 교수가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과학 연구들이 인류의 기술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위대한 과학적 결과물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예산을 집행하는 정부기관과 과학자가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리시 교수는 최종현학술원의 과학혁신 시리즈인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특강'에 지난 9일 초청 연사로 참여했다. 이날 '중력파, 우주탐사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중력파 연구에서 파생된 다양한 영향들에 대해 소개했다.


중력파는 질량을 가지 물체가 가속운동을 할때 중력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4차원의 시공간을 뒤틀리게 만드는 잔물결 같은 파장을 말한다. 중력파는 1916년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이론적으로 예측했다. 100년 뒤 2016년 배리시 교수가 이끄는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한 중력파 관측 장치(LIGO)' 프로젝트 참가자들이 직접 검출에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이 중력파의 발견으로 우주의 탄생과 같은 비밀들을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배리시 교수는 "LIGO 프로젝트를 통해 흔들림을 방지하는 면진장치와 레이저 기술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계와 업계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목표하지 않았던 기술들이 발전되고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력파는 아주 미세한 파장이어서 중력파 검출기는 외부의 진동을 없애야 한다. 때문에 지구의 진동까지 막는 역대 가장 뛰어난 성능을 띄게 됐다. 배리시 교수는 현재 기업과 협력해 초소형 전자공학분야에 활용할 작업대에 논의하고 있다.

또 연구에 활용한 레이저 기술이 정확한 레이저 인쇄기술 개발이나 레이저를 활용하는 다른 분야에 적용됐다.

그는 이외에도 기초연구에서 파생된 혁신적 기술들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미국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아인슈타인의 유도방출 효과를 입증하면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이후 빛이 유도를 통해 증폭되는 현상을 이용해 레이저 기술로 발전시켰다. 또 코넬대에서 방사광가속기를 연구해 훗날 고성능 의료용 촬영장비인 자기공명영상(MRI)가 탄생했다.

그는 "지금껏 세상에 나온 기술들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호기심에 기반한 연구에서 파생됐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그는 우수한 과학적 발견과 연구개발의 성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공공적 지원이 환경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LIGO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 미 국립과학재단 닐 레인 이사장의 지원을 예로 들었다.

그는 레인 이사장과의 인연을 회상하면서 "LIGO 프로젝트가 예산이나 규모가 결코 작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금을 조성할때 이사장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4~5명의 이사장이 교체됐지만 재단은 늘 검토자가 아닌 동료였다"고 회상했다.

재단과 연구진은 서로를 여정을 함께 하는 동료로 대했으며, 덕분에 의회에 출석하거나 대중앞에 나설때 큰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개방적이고 의견공유가 잘 이뤄져야 좋은 연구성과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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