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쨌든 끝난 '생존체험' 잼버리..."총대 맬 사람 줄 서시오"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2 05:00

수정 2023.08.12 05:00

여야, 본격 책임추궁 예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일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생존 체험' 논란 속에 조롱거리로 전락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되면서 이번 행사를 파행으로 몰고 간 주체에 대해 피바람이 불 전망이다.

여권은 1차적 책임은 주관 지자체인 전라북도에 있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준비 과정에서 범정부 지원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관계 중앙부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尹? 전북? 중앙부처? 책임공방
정치권은 이미 행사 폐막 전부터 이번 잼버리 파행에 따른 책임공방에 열을 올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북도와 부안군은 잼버리 대회를 이유로 거액 예산을 배정받은 다음 해외 출장을 나가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크루즈 여행도 했다"며 "국민 혈세를 흥청망청 관광으로 퍼다 쓴 것은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민찬 상근부대변인도 "새만금 잼버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중앙정부의 행정·재정 지원을 받아 잼버리를 주도한 건 전북도"라며 칼날을 향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잼버리 대회의 진정한 유종의 미는 세계 참가단과 국민을 향한 대통령의 사과"라며 "15개월 전 물러난 전 정부 탓을 하는 역대급 준비 부실과 후안무치, 정부가 친 사고를 국민에게 설거지시키는 책임전가를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강선우 대변인도 11일 "국민의힘이 전북도와 여성가족부에 책임 전가를 시도하는데 이 대회는 도(道) 행사가 아니라 세계적, 국가적 행사"라며 "정부 부처와 지자체를 모두 포함하는 국정조사를 제안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했다.

이어 "가장 무능한 3인방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및 이를 총괄하는 한덕수 국무총리, 궁극적으로 명예 조직위원장인 윤 대통령에게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폐지하려는 여가부에 세계적 행사 맡기다니" 비난도

지자체가 세계적인 행사를 단독으로 치를 수는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 역시 부실운영 책임을 피할 순 없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폐지를 예고한 여가부에 국제적인 행사를 맡기고 방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가부가 지난 3월 국회에 제출한 잼버리 조직위 위원총회 위원명단에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당시 장관 대행), 김윤덕 민주당 의원,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공동 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 이름이 있다.

위촉직으로는 최상대 기획재정부 제2차관, 장상윤 교육부 차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이도훈 외교부 제2차관, 이노공 법무부 차관,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유제철 환경부 차관 등이 포함됐다.

정부가 2018년 12월 새만금 잼버리에 대한 국가의 행정·재정적 지원을 규정한 세계잼버리 지원 특별법을 제정한 데 따라 부처별 잼버리 중점지원 과제도 교육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경찰청, 행안부, 문체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에 배정됐다. 사실상 전 부처가 잼버리에 얽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특별법에 따라 꾸려진 정부지원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는 2021년 11월과 올해 3월 단 두 차례 열렸다. 김현숙 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 공동조직위원장 5인과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모이는 회의는 대회를 두 달 앞둔 지난 6월16일 열렸다. 개막 전까지 5인의 공동위원장이 모인 처음이자 마지막 회의다.

"문제 없다"던 여가부, 칼바람 예상

중앙부처 중에서도 김현숙 장관과 이기순 차관, 박난숙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모두 조직위 당연직 위원을 맡은 여가부는 가장 큰 칼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숙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준비 상황에 대해 "문제없다"라고 언급한 이후 올해 4월까지 현장을 찾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취임한 김 장관이 올해 7월까지 소화한 잼버리 관련 일정은 총 11회이다. 이중 새만금 일대 현장 방문은 3번에 그쳤다. 첫 방문은 국정감사 직전인 지난해 9월, 나머지는 잼버리가 임박한 4월 말과 5월 중순이다.

잼버리 준비를 이유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여가부 공무원 14명 중 현재 부처 내 세계잼버리 지원단에 속한 사람은 1명도 없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정부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여가부는 2016∼2019년 가나, 케냐, 미국, 베네수엘라, 수리남, 아제르바이잔 6개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자는 강은희·정현백 당시 장관 등 총 14명(통역사 제외)이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공무원 인사 제도인 순환보직 특성에 따른 것으로 출장 다녀온 공무원들은 현재 잼버리 담당자들에게 철저히 업무 인수인계를 했다는 입장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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