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부동산도, IB도 위축...중소형 증권사에 다가오는 '먹구름'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8 06:00

수정 2023.08.18 06:00

"IB 의존도 높아 이익창출력 저하폭 클 것"
부동산PF여신 대형사 54→32%..중소형사 44→61%

부동산PF 증권사 여신 규모
(조원)
증권사 대형사 중소형사
2020년 3월 말 22.8 6.3
2023년 3월 말 17.9 8.2
(한국신용평가)

[파이낸셜뉴스] 올해 하반기 중소형 증권사에 '먹구름' 전망이 제기됐다. IB(투자은행) 의존도가 대형사 대비 높아 이익창출력 저하폭이 클 것이라는 예상이다. IB부문은 금리 상승 여파로 부동산금융 영업기반 위축 지속, 브릿지론 차환 난항 등으로 건전성 저하에 따른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춘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로선 아쉬움이 있는 대목이다.

■IB 영업기반 위축 지속..중소형사 타격
18일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근래 증권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기능했던 IB부문의 경우 부동산PF 시장 침체로 인한 신규 딜 감소 등 영업기반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브릿지론 차환에 난항을 겪는 등 부동산금융 건전성 저하에 따른 손실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 취급한 우발부채, 대출채권 등으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익은 발생하겠으나, 신규 딜 감소로 인한 수수료 감소 효과와 대손충당금 설정에 따른 비용 요인 등이 증권업 전반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중소형사의 대응력에 주목했다. 중⋅후순위성 브릿지론 익스포져(위험노축액) 부담이 커서다. 고위험성 부동산금융의 비중이 높아, 자본적정성이 훼손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감독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PF 관련 위험액 산정 시 세부 리스크를 감안하여 적용하는 방식으로 개선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자본적정성 여력이 크지 않거나, 고위험 부동산금융 취급 비중이 높은 증권사의 경우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사는 부동산PF여신 규모가 2020년 3월 말 기준 약 22.8조원(자기자본 대비 54%)을 정점으로 2023년 3월 말 기준 약 17.9조원(자기자본 대비 32%)로 익스포져 부담이 감소했다.

반면 중소형사는 규제강화 이후에도 2020년 3월 말 약 6.3조원(자기자본 대비 44%)에서 2022년 3월 말 약 9.5조원(자기자본 대비 51%)으로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2022년 4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익스포져가 2023년 3월 말 8.2조원(자기자본 대비 42%)까지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는 "IB부문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서 평균적으로 약 30% 비중을 차지해왔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높아진 금리, 부동산 경기 위축 등으로 부동산PF 신규 딜 감소, 브릿지론·본PF대출 리파이낸싱 부담 상승 등을 고려하면 IB부문 이익 비중은 당분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신한·BNK 성장..하나 하락률 가장 커
2020년 대비 성장을 기록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BNK투자증권으로 분석됐다.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은 2020년 대비 2022년 세전이익이 30%이상 큰 폭으로 성장했다.

메리츠증권은 대형사 중에서 IB부문이 10%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높은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메리츠증권의 운용부문은 피어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는데,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부문 손실위험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한 것"이라며 "경상적 이익 외에도 메리츠캐피탈로부터 2000억원의 배당금수익과 투자자산 회수 등의 영향으로 2020년 대비 31%의 세전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반적인 수익성 감소 및 충당금 적립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2022년 3분기 중 본사 사옥 매각으로 약 4500억원의 처분이익이 발생해 세전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BNK투자증권은 투자중개, 운용부문은 2020년 대비 수익이 감소했지만 전체 사업부문 내 비중이 높지 않았다. IB부문 성장 영향으로 세전이익이 증가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하나증권의 실적 하락률이 가장 컸다. IB부문 실적이 감소한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하나증권은 2018년부터 자기자본이 3조원을 상회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지위를 획득하면서 IB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당시에는 부동산PF 중심으로 영업규모를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부분이 컸다. 2022년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영업 실적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경우 연간 영업순수익의 약 60~70%를 투자중개, 운용부문에서 창출해 시황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2022년 금리상승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시장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운용변동성이 커지면서 세전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중소형사에선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케이프투자증권 실적 저하가 두드러졌다.

한화투자증권은 2022년 세전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저하보다는 일회적인 영업외비용(소송관련 대손비용, 영업권 상각 등) 발생으로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DB금융투자는 2022년 2·4분기에 운용부문 중 채권평가·처분 관련 손실이 크게 발생하면서 세전이익이 감소했다.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역기저효과 및 판관비 부담과 해외부동산 충당금 적립, 운용부문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낮은 연평균 성장률(CAGR)를 기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운용부문과 IB부문 등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이익규모가 감소했다.
판관비 부담은 202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 세전이익이 감소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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