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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수주 1위 탈환… 하반기 수주 목표 조기달성 청신호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4 17:58

수정 2023.08.14 17:58

'발주 호황' K조선 이익실현 속도
HD한국조선 수주목표 96% 달성
HD한국조선·삼성重 흑자 전환
한화오션 2분기 영업손실 1590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0만입방미터(㎥)급 LNG운반선.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0만입방미터(㎥)급 LNG운반선. HD현대중공업 제공
10여년 긴 불황을 벗어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본격적인 이익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조선 3사의 흑자 전환은 수십년 고착된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 저가 출혈수주 악순환을 끊고 고선가→고부가 선별 수주의 선순환에 따른 이익 실현이 내년부터 가시화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올들어 전세계 선박 발주가 25% 줄면서 '발주 초호황'의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중국에게 내줬던 세계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5개월만에 되찾았다.

■일감 풍년에 조선 3사, 수주 목표 달성 낙관

14일 한화오션은 2·4분기 15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4073억원)보다 줄었으나, 전 분기(628억원)와 비교하면 배 이상 늘었다. 블록 가공비·외주비 등 원가 상승 영향이 컸다. 이로써 한화오션의 흑자 전환은 조선 3사 중 가장 늦은 하반기 중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연내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앞서 2·4분기 실적을 발표한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흑자로 돌아섰다.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12억원으로 흑자(전년동기 2651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 2·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8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영업손실(2557억원)을 벗어나 흑자 전환했다. 이익 개선폭이 커지는 추세로 봐서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8년간 적자(연간) 고리를 완전히 끊은 셈이다.

조선 3사 수주는 순항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기준 연간 목표치(157억4000만달러)의 96.9%(152억6000만달러, 총 116척)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런 추세면 3년 연속 목표치 초과 달성이 확실하다"고 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3조9593억원 규모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1만6000TEU급) 16척을 단번에 수주해 신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연간 수주 목표(95억달러)의 66%(63억달러)를 달성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가장 최근인 지난 7월말 LNG 운반선 1척(3323억원)을 수주, 올해 수주목표(69만8000달러) 21%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선박 발주 25%↓ 수주 호황 계속될까

조선 3사의 수주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도 관심사다. 전세계 선박 발주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7월 전세계 누계 발주는 2312만CGT(858척)로 전년 동기(3067만CGT, 1170척, CGT는 표준선 환산톤수)보다 25%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은 전년 동기보다 41% 감소한 694만CGT(152척)를 수주했다.

다만 국내 조선 3사는 하반기에 100억달러 규모(40척)의 카타르발 LNG운반선 수주가 예정돼 있다.

조선 3사의 글로벌 선박시장 점유율은 7월 기준 1위에 올랐다. 전세계 선박 발주량(333만CGT, 96척) 중에 조선 3사가 가장 많은 146만CGT(44%)를 수주했다.
점유율에서 중국을 제친 것은 5개월 만이다. 야드별 수주 잔량은 1000만CGT로 1위 자리를 지킨 삼성중공업에 이어 HD현대중공업(울산조선소), 한화오션(옥포조선소)이 글로벌 톱3를 석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4년치 이상 일감을 확보한 조선 3사가 수익성 높은 고부가가치·친환경 선박 선별 수주로 흐름이 바뀐 것은 명확하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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