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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코인' 페이팔과 코인시장에 새로운 동력될까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6 16:47

수정 2023.08.16 20:26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 이미지. 페이팔 제공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 이미지. 페이팔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최대 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팔이 자사의 가상자산을 선보인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팔은 전 인튜이트 수석부사장인 크리스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부터 페이팔을 이끌어 온 댄 슐먼 CEO에서 9년 만에 수장을 교체한 것이다.

페이팔 수장의 교체는 이달 초 스테이블코인 출시 등과 결부돼 새로운 페이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페이팔은 지난 7일 ‘페이팔USD(PYUSD)’라는 자사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팔은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는 지적 때문에 2년 내내 주가가 내리막을 탄 바 있다.
지난 2021년 8월 1일 288.66달러였던 주가는 2년 후인 15일(현지시간) 59.47달러로 5분의 1 토막 난 상황이다.

그러나 페이팔의 가상자산 출시는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선보인 가상자산이 페이팔의 결제 시스템과 만나 페이팔의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법정화폐와의 연동을 통해 가치를 안정시킨 코인으로, 주로 결제 서비스에 사용된다. 페이팔USD는 미국 달러를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페이팔 지갑을 통해 거래할 수 있다. 결제, 개인 간 송금 수단으로 활용되며 페이팔 전자 지갑 및 호환이 되는 외부 지갑에도 이체가 가능하다.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JP모건 애널리스트는 “페이팔은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통해 기존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을 아우르는 결제 네트워크로서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팔USD 등장에 가상자산업계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도가 흔들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스테이블코인은 탈중앙화금융(디파이)에서의 지급 결제,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거래에서는 기술적인 복잡성과 규제 불확실성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과거 메타(페이스북)가 ‘디엠’이라는 프로젝트로 일반적인 금융 결제 시스템에 가상자산을 도입하고자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디지털 자산운용사 3iQ의 마크 코너스 연구 총괄은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출시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에 준하는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라며 “래리 핑크 블랙록 CEO가 비트코인을 인정한 발언만큼 중요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쟁글에서도 “페이팔USD 사례처럼 스테이블 코인이 디파이를 넘어 결제에도 사용되면 블록체인 대중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규제 친화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에서 향후 페이팔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잠재력이 높으며,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 점유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론 페이팔도 '규제'라는 벽을 넘어서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출시 발표 하루 만에 은행권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대한 감독 체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페이팔은 영국에서 새로운 규정을 도입하면서 가상자산 구매 서비스를 오는 10월부터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가상자산에 대해 적대적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르게, 미 연준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긍정적이다. 앞서 지난 6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통화정책 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결제용 스테이블 코인을 화폐로 보고 있다”며 “민간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승인하는 역할은 연방 중앙은행이 맡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의 블록체인 전문가는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출시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장은 미미하지만 웹2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출시 사례가 많아지면 미국에서 연관 제도가 마련되고, 국내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도 발맞춰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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