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중국發 환율변동성 확대에.. 당국, 외환보유액 관리·외환스왑으로 '쏠림방지' 주력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0 15:11

수정 2023.08.20 15:11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갖고, 최근 글로벌 경제.금융 주요 현안과 그에 따른 영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경제수석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갖고, 최근 글로벌 경제.금융 주요 현안과 그에 따른 영향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외환당국 환율 변동성 대응 수단
외환시장 안정화 정책
시장 개입 당국자 구두 개입, 시장에서 달러 매도를 통한 쏠림 현상 방지. 스무딩 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
기관과 외환스왑 2023년 연말까지 한국은행-국민연금 350억달러 외환스왑. 국민연금이 한국은행에서 외화자금 조달해 투자. 시장 불안시 쏠림현상 방지·완화.
외환보유액 및 단기 외채 관리 외환보유액 적정 수준 이상 확보해 시장 참여자 불안심리 완충. 단기외채비율·비중 관리 통해 외환보유액 안정적 구조 유지.
주요국과 통화 스왑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호주 UAE 등 8개국과 양자간 통화스왑 체결. 아세안+3국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다자간 통화스왑 체결.

[파이낸셜뉴스]중국 부동산시장 불안과 미국 추가 긴축 우려로 8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60원 이상 오른 가운데 외환당국은 시장 안정화 조치와 충분한 외환보유액 확보로 '쏠림현상'을 방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과 외환스왑과 구두개입을 통해 급격한 환율 상승을 막고, 길게는 외환보유액의 안정적인 관리를 통해 시장 참여자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시장 모니터링과 대응을 강화키로 했다.

■8월 환율 60원 넘게 올라, 외환당국 시장안정화 주력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283.8원에서 지난 17일 1342원으로 61.2원 올랐다.
17일엔 연고점인 1343원을 터치했다. 환율이 장중 1343원까지 오른 건 5월 17일 이후 세 달 만이다. 지난 6월 0.51%에서 7월 0.42%로 축소됐던 환 변동률은 이번달 크게 오를 전망이다.

급격한 환율 변동에 외환당국에서는 특정 환율을 타깃팅(targeting)하기 보다는 변동성 축소에 중점을 두고 시장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

당장 효과적인 건 국민연금과 외환스왑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국민연금과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왑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금처럼 (달러) 수요로의 쏠림현상이 우려될 때 국민연금이 한국은행을 통해 달러 자금을 조달하면 가격안정 효과가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환율이 과도한 수준에 있을 경우 국민연금이 선물환 매도를 통해 시장 안정화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면서 "현재 시장이 질서있게 작동하는 데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추가조치를 강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외환스왑도 '추가 정책수단'으로 거론됐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지난해말 대비 안정된 데다 가스 수입 수요도 줄어서 당장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당국의 비공식 구두 개입도 있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환율은 국내외 경제, 주요국의 환율 변동, 수급 등을 함께 반영해서 움직이고 있다"면서 "한쪽으로 불안 심리가 과도해서 쏠림현상이 있을 때 적절한 시장 안정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환보유액 안정적 관리+리스크 요인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금융권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탄탄한 외환보유액과 단기외채비율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18억달러로 전월대비 3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올해 2·4분기 외환보유액은 약 4215억달러로 전분기(4261억달러)대비 감소했다. 1년전(약 4383억달러)과 비교해서는 168억달러, 지난해말(4232억)과 비교해서는 17억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국제기관에서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적절하다고 평가하는 상황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위기가 터졌을 때 어느 정도 자금이 나갈 수 있는지, 위기를 얼마나 오래 감내 가능한지, 정부가 외화 지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데, 우리나라는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위기가 와도 외채를 지급하는 데 무리가 없을 만큼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말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을 만큼 충분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외환당국은 펀더멘털 관리를 통해 중국 리스크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중국경제가 어려우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떨어질 수 있으며 투자심리가 악화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빠질 수 있다"며 "외환시장 펀더멘털 관리, 즉 단기외채비중·비율이 축소와 대외순자산 증대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IMF가 발간한 '대외부문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46.3%로 전년대비 9.9%p 늘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투자(대외금융부채)를 뺀 것으로, 우리나라는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다. 올 1·4분기 순대외금융자산은 7730억달러다.

당국 관계자는 "2014년 순대외금융자산국으로 전환하면서 2015~2016년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2020년 팬데믹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 혼란 국면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환율 변동성이 빠르게 안정됐다"며 "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된 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경제·금융당국은 국내외 금융·실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신속 시행키로 했다. 추 부총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주현 금융위원장·이복현 금융감독원장·최상목 경제수석 등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갖고 △범정부 경제상황 합동점검반을 통한 리스크 요인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 △상황별 대응계획 재점검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 신속 시행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4000억원 수준으로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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