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日 오염수 방류 강행, 수산물 안심 대책 수립 급선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2 18:05

수정 2023.08.22 18:23

기시다 총리 24일 방류 결정
해저터널로 134만t 30년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개시와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24일을 기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키로 공식 결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각의를 주재한 뒤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약 12년 만이다. 오염수 총량은 134만t이며, 앞으로 30년간 방류될 예정이다.


지난달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해양방류는 국제기준에 부합한다'는 종합보고서를 낸 뒤 방류 개시는 시간문제였다. 다만 방류 시기 결정 배경을 놓고 말이 많다. 교도통신은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을 재개하는 9월을 앞두고 방류 개시로부터 일정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한미일 정상의 지난 18일 캠프 데이비드 회담 이후로 시기를 정한 것은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도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내년 총선 영향 최소화를 위해 조기 방류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방류에 반대하는 어민과 주변국 설득에 힘을 기울였다. 특히 오염수 방류의 '최후 장벽'으로 여겨졌던 자국 어민을 설득하려 했지만, 어민들의 마음을 얻지는 못했다. 오염수 방류를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 등 국내외의 강한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산 수산물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홍콩의 수입규제로 지난 7월 일본산 수산물 수입액이 무려 33.7% 감소하기도 했다.

수산물 소비 감소를 예정된 수순으로 보는 우리 수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2011년과 2013년에 수산물 소비가 급감하는 홍역을 치렀던 전례 때문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수산물 소비를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천일염, 미역, 다시마 등 비축이 가능한 수산물을 중심으로 사재기 현상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3년 9월부터 후쿠시마를 포함한 인근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정부는 오염수 방류가 국내 해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수산물에 미칠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단계 수산물 방사능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 그러나 정부는 감시의 고삐를 늦추지 말고 수산물 방사능 검사건수를 늘리는 등 강화된 방사능 관리체계를 총가동해야 한다.
오염수 방류의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적 안전'과 '사회적 안심'은 또 다른 문제라는 점을 명심하고 세심한 대책으로 국민을 안심시켜 주기 바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