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는 자연스러운 한국어를 포함해 한국의 사회적 맥락, 법·제도를 이해하고 있는 생성형AI라는 점에서 (외국기업들의 생성형AI와)차별화된다"며 "오픈AI에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제 AI랑 수다떨면서 머리 쥐어박을 일 줄어들겠구나 싶다. 처음 컴퓨터를 쓰면서 MS의 워드보다 한국의 문서작성 패턴 잘 알아주는 HWP가 있음에 감사했다. 10여년 전에는 구글 검색보다 내 마음 딱 알아주는 네이버 검색이 있음에 자랑스러웠다. 이제 수다의 영역에서도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니 'K테크'에 자부심 뿜뿜이다. 당장 내가 편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K컬쳐, K푸드 옆에 K테크가 나란히 한국의 위대함을 자랑해줄 것을 상상하니 벅차다. 하이퍼클로바X의 성공을 간절히 기대한다.
미국 헐리우드의 작가들이 100일 이상 파업을 벌이고 있다. 작가들은 오픈AI나 구글 등이 개발하는 생성형AI가 작가들의 창작물을 이용할 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한다. 작가들은 "생성형AI가 작가들의 언어, 이야기, 스타일, 아이디어를 흉내내고 있다"며 "대용량 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AI는 작가들의 작품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뉴욕타임즈는 최근 챗GPT가 자사의 기사를 학습자료로 긁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생성형AI가 뉴욕타임즈의 기사나 사진 등을 학습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 동의를 받고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이다.
생성형AI가 인간의 삶과 산업지형을 바꿔놓을 혁신기술이라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겠다 싶다. 문제는 혁신과정에 나타날 부작용을 얼마나 빠르게 줄이고 협력 파트너를 늘리느냐다. 부작용 최소화와 생태계 확장이 생성형AI 성패와 경쟁력을 가름할 것이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여러 부작용 중 하나가 AI의 학습자료로 쓰이는 인간의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이다. 인간의 창작물을 빠르게 학습하고 이해한 뒤 정확한 답을 내놓는 것이 생성형AI의 경쟁력 일테니, 학습자료에 대가를 지불하고 인간 창작자들을 파트너로 확보하는 것이 생성형AI의 성공 공식 1번 아닐까 싶다.
챗GPT나 바드에 비해 한발 늦게 세상에 나온 하이퍼클로바X는 성공의 정답 하나는 거저 얻고 시작하는 셈이다. 헐리우드 작가협회의 파업이나 뉴욕타임즈의 뉴스 차단 같은 사례를 한국에서는 재현하지 않아야 한국인의 마음을 쪽집개처럼 이해하는 'K AI'로 안착할 수 있다는 정답 말이다.
cafe9@fnnews.com 이구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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