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통령님, 매일 밤 잠이 안 와요"..'日오염수 걱정' 초등생이 보낸 편지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4 13:52

수정 2023.08.24 13:52

초등학교 3학년 이율하양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 / 유튜브 'MBC 라디오 시사' 갈무리
초등학교 3학년 이율하양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편지 / 유튜브 'MBC 라디오 시사'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쓴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는 초등학교 3학년생인 이율하양(10)이 "대통령님께 전해달라"라며 아버지 A씨에게 건넨 편지가 소개됐다.

"대통령님께 좀 전해줄래" 아빠에게 편지 건낸 딸

A씨는 율하양의 편지를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내며 "얼마 전 딸아이와 일본 오염수 방류에 관한 뉴스를 같이 보게 됐는데, 딸아이가 유심히 듣고서는 오염수에 대해 묻더니 어느 때보다도 표정이 심각하고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라며 "딸은 밥을 먹다가도 '우리 소금 이제 못 먹어? 생선, 미역, 조개 다 어떡해? 바다에 사는 고래, 물개, 돌고래가 아프면 어떡해?' 등 걱정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딸이 대뜸 '아빠, 대통령님께 편지 좀 전해줄래?'라며 이 편지를 들이밀었다"라면서 "출근 후 편지 내용을 읽어본 저는 이 편지를 무조건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라고 했다.

"해물 좋아하는 아이인데요" 걱정 한보따리

율하양은 편지에서 "저는 무엇보다 해물과 시원한 계곡, 바다도 정말 좋아하는 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를) 대통령님이 허락을 안 하셨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허락을 하셨더라고요. 저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습니다"라며 방류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을 전했다.


그러면서 "생명체에게는 환경과 생태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환경이 이렇게 안 좋아졌는데 다음 아이들 세대는 어떡해요? 전 그 생각에 매일 밤 잠이 별로 오지 않아요"라고 적었다.

율하양은 또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금입니다. 전 소금이 없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대통령님, 제가 만약 미래를 본다면 미래는 정말 끔찍할 것 같습니다"라고 거듭 우려했다.

그는 끝으로 "지구를 건강하고 행복한 곳으로 만듭시다. 이건 인간들이 잘못한 거예요. 윤석열 대통령님이 당장 생각이 바뀌셨으면 좋겠어요"라며 편지를 맺었다.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미래를 걱정하는 아이들 모습에 눈물이 난다", "우리 어린이들이 걱정하지 않는 나라가 되길 소망한다", "어린이 소원 들어주세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일본, 오늘 오후 1시부터 오염수 방류 개시

한편 일본은 24일 오후 1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분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며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일본 정부는 방류 이후 원전 인근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정기적으로 파악할 방침이다.
방류 직후 채취한 표본의 삼중수소 농도 측정 결과는 이르면 27일 공개된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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