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용차 10대에 현금 수억 받아낸 노조… 고용부, 전수조사 통해 사례 확인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28 18:17

수정 2023.08.28 18:17

이정식 장관 "법과 원칙 바로 서야"
하반기 임금체불 사업장 기획감독
정부가 노동조합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근로시간 면제제도, 이른바 '타임오프제'를 조사한 결과 위법 사항을 다수 확인했다. 한 노조는 사용자로부터 전용 자동차 10여대와 현금 수억원을 받기도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8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전국지방관서장과 주요 실·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개혁 추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공유했다.

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조 전임자 급여를 사측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다. 이를 빌미로 사용자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2010년 타임오프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됐지만 여전히 타임오프제 관련 노사간·노노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5월 말부터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중 노조가 있는 521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노조 전용 자동차 10여대와 현금 수억원을 사용자로부터 받은 사례, 노조 사무실 직원 급여까지 지급받은 사례, 근로시간면제자가 315명으로 면제한도를 283명이나 초과한 사례 등이 확인됐다. 이 장관은 "사용자의 노조 지배·개입 등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감독이 보다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디지털포렌식을 통한 과학적 수사·감독을 강화하고 수사인력 별도 관리 등으로 근로감독관 직무역량도 한단계 더 높일 것"이라며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내 운영 중인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 자문단에서 논의된 결과를 반영해 사용자의 노조 운영비원조를 투명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하반기 상습 임금체불이 의심되는 사업장에 대해 대대적인 기획감독을 진행한다. 기획감독은 지난 23일부터 시작했다. 사업체 130여개소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기록을 토대로 진행 중이다. 전통적으로 체불이 많은 건설업이나 제조업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특히 서울의 금융보험업·정보통신업 같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감독하기로 했다. 감독 과정에서 불법 사항이 발견되는 즉시 시정지시가 아닌 범죄인지 사건으로 조치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의 출발점인 노사법치주의는 단순히 사용자나 노조를 처벌하는 것이 핵심이 아니다"라며 "법과 원칙이 산업현장에서 관행과 문화가 되도록 해 노동시장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노동력의 질적인 개선을 유도해 궁극적으로는 기업의 생산성과 근로자 만족도를 함께 이끌어내기 위한 미래지향적 목표"라고 설명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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