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기아에 따르면 중국 현지 생산 전기차 모델인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SUV) EV5의 중국 현지 시작 가격은 15만9800위안(최저 트림, 약 2900만원)으로 책정됐다. 중국 현지 경쟁모델인 중국 BYD의 송 플러스(Song Plus, 17만9800위안·3260만원), 폭스바겐 ID.4 X(19만5888위안·3550만원) 보다도 낮게 책정됐다.
지난 3월 기아 송호성 사장은 "가격보다는 품질"이라며 품질경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등까지 가격경쟁에 참전하자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시장점유율 사수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4일 테슬라는 중국에서 올들어 두 번째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중국 지리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3만7000위안(약 680만원)을 내렸으며, 폭스바겐, 링파오, 체리, 창정자동차 등 10개 이상의 업체가 큰 폭으로 차량 가격을 깎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컨퍼런스 당시 "이윤(마진)을 희생해서라도 생산 차량 수를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다할 것임을 시사했다.
대형 SUV인 EV9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닮은꼴 디자인인 2000만원대 EV5는 중국의 기아 옌청 공장에서 생산된다. 중국 내수용은 물론이고, 향후엔 일부 수출용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EV5의 국내 생산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기아가 2000만원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건 중국 현지 특화 모델로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원가경쟁력을 제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아 EV5에는 BYD의 LFP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EV5와 상위모델로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EV6을 중국에서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25일 중국 청두 국제모터쇼에서 EV5 디자인을 처음 공개하고, 이날부터 EV5와 EV6에 대한 사전 예약에 착수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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