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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경제 상황 심각… 여야는 소모적 정쟁 중단하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31 18:20

수정 2023.08.31 18:20

6개월 만의 '트리플 마이너스'
여야, 민생 아랑곳없이 투쟁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고 있다./사진=뉴스1
경제가 심상찮다. 7월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반기에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정부의 '상저하고' 예측이 빗나가고 있다. 경제 사정이 이런데 정치권은 이념 투쟁, 정국 주도권 싸움에 빠져 민생에는 관심이 없으니 국민은 속만 타들어간다.

통계청이 8월 31일 발표한 경제지표는 매우 심각하다.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09.8로 전월보다 0.7% 감소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3.2% 줄며 3년 만에, 설비투자는 8.9% 줄어 11년4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일시적 현상이고 경기회복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낙관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조4000억원(16.6%) 줄어든 것은 경기부진의 결과다. 국가부채가 1000억원을 넘어섰는데 설상가상으로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곡식은 감소하고 있다. 어려울 때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견디는 게 당연한 이치다.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8%만 늘린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야당은 곳간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산을 6%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론 경제가 어려울 때 국가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나랏빚과 가계빚은 이미 위태로운 상황에 근접하고 있다. 지출을 더 늘리다가는 미래 세대에 부담을 주기 이전에 국가 재정이 파산하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경기침체의 터널은 길어지고 있고 민생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미 상대적으로 많은 보수를 받고 있는 일부 대기업의 귀족노조들은 더 많은 보수와 복지 혜택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일 태세다.

국가적 위기상황이 분명한데도 정치권은 소모적 정쟁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놓고 격렬하게 맞붙었다가 이제는 홍범도, 정율성 두 과거 인물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민생과는 무관한 이런 문제들을 빌미로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하며 정부와 여당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여야가 손을 맞잡아도 힘들 판에 이런 사생결단식 투쟁을 벌인다니 이 나라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이 대표의 단식 목적은 뻔하다. 사법처리의 마지막 단계까지 점점 죄어오는 검찰 수사를 회피하고 지지자들을 결집하기 위한 것 외에 없다. 검찰이 아무리 증거를 제시해도 정치 보복으로 몰고 가며 저항하면서 자신을 민주투사화하고 있는 것이다.

1일에는 정기국회가 개회한다. 국가의 장래가 이번 국회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제 해제와 경제 살리기 법안 처리 등 할 일이 산적해 있다. 한동안 민생, 경제와 무관한 이슈로 입씨름을 벌일 게 뻔하다.
입으로만 '민생, 민생' 외치지 말고 국민을 생각해서 정치인들은 제발 정신을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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