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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기업 '금양' 6100억 투입… 동부산에 2차전지 공장 조성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31 18:28

수정 2023.08.31 18:28

기장군 동부산 이파크 산단에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장 건립
내년 준공 목표 2025년 양산 계획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네번째)과 류광지 금양 회장(왼쪽 다섯번째)이 올해 초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대규모 이차전기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왼쪽 네번째)과 류광지 금양 회장(왼쪽 다섯번째)이 올해 초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대규모 이차전기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오는 11일 기공식을 갖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부산 E-PARK 산업단지 금양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 조감도. 금양 제공
오는 11일 기공식을 갖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부산 E-PARK 산업단지 금양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 조감도. 금양 제공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 금양이 기장군 장안읍 동부산 이파크(E-PARK) 산업단지에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기로 해 이 일대가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이차전지 메카'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정밀화학 기업 금양(회장 류광지)은 내년 말까지 6100억원을 들여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부산 E-PARK 산업단지 연면적 12만4479㎡ 부지에 '4680·21700 원통형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공장 건립을 위한 기공식을 9월 11일 갖는다고 공시를 통해 발표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 규격을 뜻한다. 이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는 5배, 출력은 6배 높아 탑재 때 주행거리를 16%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21700 배터리'는 지름 21㎜, 높이 70㎜의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에 대세였던 18650(지름 18㎜, 높이 65㎜) 배터리에 비해 용량은 커지고 에너지 밀도는 높아서 이 배터리를 채택하는 전기차가 늘고 있다.

친환경 발포제 글로벌 1위 기업인 금양은 이와 연관된 정밀화학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9년 리튬 가공공장을 건설하면서 이차전지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4월에는 배터리 셀 개발을 완료해 전기적 특성 평가와 안전성 평가 인증을 획득했다. 올해 3월에는 본사 700만셀 공장 준공과 인허가를 완료해 현재 상업용 생산을 진행 중이다.

금양은 원통형 배터리 대량생산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토지를 물색하던 중 올해 1월 3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받아 이번에 기공식을 갖게 됐다.

금양은 올해 5월 부산 사상구 감전동 본사에 에너지기술퀀텀 센터를 준공한 데 이어 3960㎡ 규모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95 R&D센터를 착공해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양 측은 원통형 배터리 밸류체인 완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콩고, 몽골에서의 리튬 원료 개발·정제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양극재 시장의 새로운 강자인 에스엠랩 지분을 인수해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토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건립되는 배터리 공장의 경우 연면적 13만2000㎡ 규모의 2층 건물에 원통형 배터리 4개 라인을 내년까지 준공해 오는 2025년부터 양산 가동에 들어간다.

이곳의 금양 배터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매출 증대와 함께 1000명 이상의 신규인력 채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금양 측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주민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 30% 이상을 기장군민으로 우선 채용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양은 앞으로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연구원, 유관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더 나은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가 주도할 미래 자동차산업을 이끌어가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리더가 되고 부산이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금양은 유능한 인재 양성을 위해 부산에 있는 대학교와의 산학 협력을 강화해 왔다. 앞으로도 배터리 부품, 소재 유관 기업들이 금양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부산 기장군 일대를 '이차전지 클러스터 단지'로 만들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류광지 금양 회장은 이번 기장 배터리 공장 건립과 관련, "친환경 에너지 시대, 지속가능한 경영과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도전을 선택했다"면서 "발포제 사업으로 축적한 정밀화학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인 리튬 가공사업과 수소연료전지 사업, 이차전지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이차전지 사업의 경우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미래 핵심산업으로 'Cylindrical Battery World Leader'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양의 원동형 배터리 공장이 건립되는 기장군 장안읍 동부산 E-PARK 산업단지(옛 대우일반산업단지)는 원래 대우버스가 공장을 짓기로 한 부지였다.
하지만 지난 13년 동안 진척 없이 빈 땅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금양이 이차전지 공장 건설을 위해 대구와 포항 등 타 지역에 부지를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에 부산시가 이 산업단지를 공장 부지로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양은 지난해 6월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국내 3번째로 '21700 배터리' 개발에 성공해 업계로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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