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머리카락 잘리고 나체로 감금" 여성 BJ 사건, 자작극 아닌 '남편이 범인'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1 08:55

수정 2023.09.01 10:38

JTBC '사건반장' 갈무리
JTBC '사건반장'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한 여성 BJ가 최근 감금,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범인이 남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현재 특수폭행과 강간, 상해 혐의 등으로 구속 송치된 상태다.

JTBC '사건반장'은 지난 30일 예명 '빛베리'로 활동하는 여성 BJ 천예서씨가 남편 A씨에게 감금 폭행을 당한 사건을 조명했다.

최근 천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죽음', '살인' 같은 단어들과 함께 의미를 알 수 없는 게시물들이 연이어 올라오면서 해킹 의혹이 불거졌다. 천씨는 이후 지난 17일 그동안 자신이 감금돼 있다가 간신히 탈출했다며 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자작극이라며 의심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사건이었으며 범인이 남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천씨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감금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천씨에게 "너 바람 났냐?"라고 물었고, 천씨가 "그래 바람났다"라고 맞서자 A씨는 천씨의 목을 조르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른 뒤 폭행하기 시작했다. 휴대폰도 빼앗고 옷을 다 벗긴 상태에서 화장실에서 아침까지 감금했다.

A씨가 잠시 집 밖으로 나간 사이 천씨 지인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다. 이후 천씨는 임시 숙소에서 지내게 됐다.

A씨는 여기서 끝내지 않고 천씨에게 이혼 조건을 합의하자며 집으로 부른 뒤에 마구 폭행했다.

천씨는 "(A씨가) 죽이려고 목을 졸랐다. 진짜 죽을 거 같으니까 제가 싹싹 빌었는데 이미 늦었다더라. '너는 이미 기회를 놓쳤어. 오늘 여기서 살아 나갈 수 없어' 그러면서 손발을 뒤로 묶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천씨는 다행히 남편이 잠든 틈을 타 집에서 도망을 나왔고, 곧바로 경찰서로 달려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6년여 동안 BJ로 활동 중인 천씨는 남편의 끈질긴 권유로 출산한지 3개월 만에 방송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노출 옷을 입는 등 원하지 않았던 일까지 해야 했다.

천씨는 "남편이 아프리카TV는 무조건 가슴 노출이 기본이라면서 저한테 섹시한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라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따랐지만 사람들이 '아기 엄마인데 왜 가슴 노출하냐' '성매매 여성이다' '헤픈 여자다' 이러는 거 보면서 더 우울증이 심해졌다"라며 "제가 '하기 싫다' '이런 옷 입기 싫다' 하면서 (남편과) 자주 다퉜다"라고 털어놨다.

천씨는 "집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다"라며 "방송으로 번 수익은 모두 A씨가 관리했고 시댁 식구들도 내가 번 돈으로 생활했다"라고 했다.

A씨는 천씨의 방송에 종종 출연했다.
2년 전에는 천씨의 아이디로 방송을 켜 자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A씨는 천씨가 다른 유튜버들로부터 이혼을 종용받아 이혼을 하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천씨는 남편의 이 같은 행동 이후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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