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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림박물관, 꽃과 나무에 빠진 조선시대 문인들 방으로 초대

뉴시스

입력 2023.09.01 17:56

수정 2023.09.01 17:56

호림박물관, 조선양화朝鮮養花_꽃과 나무에 빠지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호림박물관, 조선양화朝鮮養花_꽃과 나무에 빠지다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조선시대 원예문화의 정점은 왕실이었다. 조선은 국초부터 장원서(掌苑署)를 설치했다. 장원서는 궁궐 조경의 관리와 왕실에서 소용되는 과실과 화초를 재배하는 일을 맡아 처리했다.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동궐도는 조선 왕실의 화원과 원예문화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다. 궁궐 곳곳에는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식재되어 있었다.

이는 조선 왕실이 꽃과 나무에 큰 관심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원예문화는 민간에까지 퍼졌고 개인들은 자신만의 화원을 꾸미는 데 열중했다.

화원은 각자가 좋아하는 꽃과 나무로 가꾸어졌다. 그리고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그림과 도면으로 그려 남겼다. 이러한 시각 자료를 통해서 조선 사람들이 꽃과 나무에 품었던 마음과 상징을 엿볼 수 있다. 조선 사람들의 사상과 마음이 담긴 화원은 철학적 사유(思惟)의 공간이자 정신적 와유(臥遊)의 공간이었다.

호림박물관, 제 2전시실 속 강희안의 방 *재판매 및 DB 금지
호림박물관, 제 2전시실 속 강희안의 방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후기에 원예 취미가 유행하면서 다양한 물질문화를 파생시켰다. 우선 매화와 국화 등 다양한 꽃과 나무가 분재(盆栽)로 가꾸어져 유통되고 소비되었다. 이에 따라 분재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물들이 활발하게 만들어졌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자 화분(花盆)과 분재문양이 장식된 백자이다. 분재와 화분은 문방청완물(文房淸婉物)의 하나로 인식되어 중요한 감상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일부 문인들 사이에서는 밀랍을 사용하여 조화(造花)를 만들어 감상하기도 하였다.

호림박물관 제 1 전시실 속 화계 *재판매 및 DB 금지
호림박물관 제 1 전시실 속 화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 신사분관에서 '꽃을 사랑한 조선'을 주제로 '조선양화 꽃과 나무에 빠지다' 특별전을 연다. 겸재 정선의 '사계산수화첩', 강희안의 양화소록, 백자청화분재문호(15세기)등 국보·보물 등 110점을 선보인다.


전시공간 디자인은 태오양스튜디오에서 맡아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꽃과 나무를 바라보았던 조선시대 문인들이 함께 하는 듯한 분위기다.
궁궐, 사대부주택 별서 등 공간에 따른 정원별 이미지와 각 정원에 심겨진 식물의 종류와 배치, 공간속에서 식물이 가지는 의미까지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30일까지. 관람료 5000~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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