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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3] 역대 최대 규모 개막…中 공세에 삼성·LG '친환경·초연결' 강화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2 00:33

수정 2023.09.02 18:47

오늘 개막한 IFA에 삼성·LG전자 참가
초연결성·친환경 제품 대거 선봬
지난해 불참한 TCL·하이센스 등 복귀
韓 제품·전시 컨셉 모방은 여전
中 업체 로봇개 저가 공세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장민권 기자]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3'의 막이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시장 공략 전략으로 초연결성과 친환경을 전면에 세웠다. 가장 많은 전시 부스를 차린 중국은 혁신 제품 대신 국내 업체들을 모방한 제품을 선보여 눈총을 샀다. IFA가 제시한 전시회 화두인 인공지능(AI), 로봇 관련 제품·기술도 다수 눈에 띄었다.


LG, 친환경 기술력 총출동
LG전자의 'IFA 2023' 전시관 곳곳은 친환경 제품과 관련 체험공간으로 가득 차 있었다. 관람객들이 마치 숲 속에 온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천장에는 녹색 조명이 설치된 가운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퍼졌다. 직원들은 입구에 마련된 푸릇한 식물에 분무기로 수시로 물을 뿌렸다. LG전자는 자연 숲길을 형상화한 '지속가능한 마을'을 전시 컨셉으로 내세웠다. 혁신 제품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도 행렬도 줄을 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첫 공개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는 친환경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LG전자의 야심작이다. 유럽 시장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으며 전력 효율이 높은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내·외부는 LG전자의 에너지·냉난방공조 기술, 프리미엄 가전을 망라해 꾸며졌다. LG전자가 기존 가전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친환경을 컨셉으로 주거 솔루션을 대표작으로 선보인 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스마트코티지 외관은 유럽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밝고 따뜻한 느낌의 베이지 색이 쓰였다. 기계실을 제외하고 36.3㎡(약 11평) 크기의 복층 건물이다. 4킬로와트(㎾)급 태양광 패널 지붕,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럭’을 통해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하거나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 또는 집에서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된다. 뒷편에는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내부는 거실과 욕실, 침실 등이 마련된 2층 등으로 마련됐다. 대리석 느낌으로 꾸민 욕실은 욕조까지 구비돼 1인가구가 쓰기에 충분히 넓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도록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 컴팩트, 식기세척기, 인덕션 전기레인지, 정수기 등 고효율 프리미엄 가전도 내재됐다. 집 내부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파워컨디셔닝 시스템과 배터리가 설치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설치부터 사후 관리 서비스까지 지원한다"고 말했다.

버튼만 조작하면 맑은 날, 이른 저녁, 정전 상황 등 다양한 상황에 맞춰 에너지 제어∙관리 기술을 조작할 수 있다.

주문 후 집 건축부터 가전 배치 등까지 평균 2주가 소요된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GS건설이 인수한 목조 모듈러 주택 회사 단우드와 협력해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소재 전량을 폴란드에서 공수한다. LG전자는 내년 초부터 유럽에서 스마트코티지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LG전자가 새로 선보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체험하려는 관람객들도 잇따랐다. 대용량 드럼 세탁기(25㎏)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기(13㎏)를 합친 신제품은 세탁과 건조가 동시에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제품 전면부에 적용된 7형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을 직접 누르며 제품 작동 방식을 익혔다. 섬세한 관리가 필요하거나 기능성 의류는 4㎏ 용량의 미니워시로 분리 세탁이 가능하다. LG전자는 과거 1~1.5세대 일체형 제품의 약점이었던 건조 기능을 강화했다. 이전 세대 제품은 고온의 열풍으로 옷감을 건조하는 방식이어서 옷이 줄어들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신제품에 적용된 히트펌프 방식은 제습기처럼 제품 내부의 수분을 건조시켜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를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3'를 찾은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 초연결성에 방점
삼성전자는 IFA 2023에서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통합 연결 경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전시 컨셉으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연결'을 주제로 업계 최대 규모인 6026㎡의 공간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확장된 스마트싱스 시나리오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해 15개 파트너사와 협력해 스마트싱스와 지속가능성 존을 조성한다. 스마트싱스 존은 △홈 컨트롤·시큐리티 △헬스·웰니스 △엔터테인먼트의 주제로 꾸며진다.

홈 컨트롤·시큐리티 존에서는 스마트 홈 주요 파트너사인 'ABB'의 플랫폼과 스마트싱스를 연동해 하나의 월패드에서 조명·에어컨·도어락 등 다양한 가전과 기기를 통합해 제어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스마트싱스 홈 모니터 서비스와 각종 센서 등을 활용해 외부 침입이나 화재 발생 등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위험에 대비가 가능하다.

헬스·웰니스 존에서는 ‘푸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레시피를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이커머스 서비스까지 연계해 주는 통합 식생활 솔루션인 삼성푸드를 선보인다.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마련된 'IFA 2023' 하이센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마련된 'IFA 2023' 하이센스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장민권 기자
최다 참가업체 中, 韓 모방 여전
올해 전체 60% 이상의 전시 부스를 점령한 중국 업체들은 초대형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을 선보이며 한국 기업에 대한 추격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찾은 TCL 전시관은 98형·110형 크기의 퀀텀닷(QD)-미니 LED 4K TV 등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를 주요 제품으로 전시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능을 향상한 웨어러블 기기도 선보였다. 듀얼 풀HD 마이크로 OLED 패널을 채용한 스마트 안경 '넥스트웨어 S 플러스'를 쓰면 215형 대화면을 6미터 떨어진 상태로 생생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한 독일 관람객은 직접 써본 후 직원에게 질문 공세를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혁신적인 제품·기술 대신 한국 기업들의 제품이나 전시 컨셉을 모방하는 사례는 올해도 되풀이됐다. 하이센스는 초고화질 TV로 예술작품을 생생하게 감상하는 컨셉의 전시존을 꾸렸다. 과거 삼성전자가 라이프스타일 TV '더프레임'을 활용해 디지털 아트 전시회 개최한 사례 등을 그대로 따라한 것으로 보인다.

화홍그룹이 마련한 OLED 게이밍존은 지난해 LG전자의 전시 컨셉을 연상케 했다. LG전자는 지난 'IFA 2022'에서 추억의 오락실 게임부터 콘솔·PC 게임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영화 등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플렉스 아케이드' 존을 꾸린 바 있다. 화홍이 선보인 TV 화면을 세로로 돌릴 수 있는 'CHiQ'는 삼성전자 '더 세로'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됐다.

IFA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중국 업체들은 참가국 중 가장 많은 1296개의 전시 부스를 차려 전체 6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유니트리의 로봇개 '고2'. 장민권 기자
중국 유니트리의 로봇개 '고2'. 장민권 기자
현대차 겨냥한 中 '로봇개' 공세
올해 전시회는 로봇, AI 관련 제품·기술이 다수 눈에 띄었다.

4족 보행하는 로봇개인 '고2'를 시연한 중국의 로봇업체 유니트리 전시관에는 관람객들이 연신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열중하고 있었다. 실제 강아지처럼 고2가 손을 내밀거나 앉는 모습을 본 관람객들은 신기한 듯 "와우"를 외치기도 했다. 고2는 머리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된 트래킹 모듈로 사물을 구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원조 로봇개 '스팟'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중국 업체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다.
실제 유니트리는 고2의 최저가를 1600달러(약 211만원)로 책정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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