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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공장서 1400여마리 발견..카터칼로 배가르고 새끼꺼내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8 05:00

수정 2023.09.08 05:00

화성시 강아지 번식장에서 발견된 밀집 사육되던 번식견들. 카라 제공
화성시 강아지 번식장에서 발견된 밀집 사육되던 번식견들. 카라 제공

[파이낸셜뉴스] 동물보호단체 카라 등 20여개 동물단체가 경기도 화성시의 강아지 허가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학대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내부고발자의 제보를 받고 정부 관계자, 경기도 동물보호팀, 화성시 등과 함께 현장 점검을 실시해 사상 초유의 1426마리의 피학대동물 구조에 성공했다.

마리당 300만~400만원 수출

8일 카라에 따르면 화성시 강아지 번식장에서는 동물병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허가등록두수를 4배 초과한 1400여 마리로 무리한 번식을 했다. 개들은 미니시츄, 미니 말티스, 극소형 푸들과 포메라니안 등 초소형 티컵 유행견종들로 종모견 또는 수출용으로 마리당 300만원에서 400만원에, 김포소재 경매장으로는 60여만원대에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개들은 제왕절개 수술이 빈번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며 관리 불능에 빠진 상태에서 불법안락사 의혹, 문구용 커터칼로 모견의 배를 가르고 새끼를 꺼내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동물을 학대해온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돼 많은 이들이 공분하고 있다. 해당 업소의 모든 공간은 사육실로 만들어져 사람이 지나갈 통로조차 없거나 케이지를 3단까지 쌓아 올려져있었다. 거의 모든 개들이 다른 개체와 분리돼 쉴 곳 하나 없이 오직 생산에만 집중 운영됐다.


구조되기 직전 동물단체들이 발견한 개들은 너무 작고 약해 구조 활동 중에도 기도폐색, 저혈당증 등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739마리라는 막대한 수의 동물들을 공동구조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생명이며 가족인 반려동물의 공장식 대량생산과 경매방식의 판매를 얼마든지 허용하는 현행 영업자 관리 규정 자체가 문제”라며 “현행법에 의한 동물 관리 및 복지에 점검 단속 강화가 시급함은 물론 생산업 사육 마릿수 상한제 도입, 경매업 퇴출 등 대량생산 대량판매를 제어할 수 있는 펫숍과 경매장 판매 금지 등 큰 틀에서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상 초유 1400마리 번식장"

그러면서 ”관할 관청인 화성시에서 현행법에 따른 관리감독이라도 제대로 이뤄어졌다면 숍인 숍 개념의 편법 영업에 의한 사상 초유의 1400여마리 번식장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것은 화성시가 만든 인재“라고 강조했다.

다만 동물단체들은 지자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경기도가 직접 발벗고 나서 687마리를 직접구조, 개관을 앞둔 경기 반려마루 여주와 화성도우미견나눔센터로 구호 동물을 이송했다는 것은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 인식의 변화를 큰 틀에서 수용한 긍정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구조견들의 입소 당일 여주 '반려마루'를 찾아 "경험이 많은 민간단체와 함께여서 든든했다. 이제 반려동물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며 구조견들에게 좋은 입양처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동물구호 활동에는 민간단체 코리안독스KDS가 120여 마리를 전격 구조, 견인했으며 다른 20여 개 민간 동물보호단체들 역시 가능한 마릿수를 구호해 전원 구조의 역사를 완성했다. 구호된 동물중 일부는 수퍼빈의 경기도 화성 소재 아이엠팩토리에서 보호 장소를 제공함에 따라 일정 기간 계류하며 가족을 찾게 된다.
동물단체들은 아직까지도 동물구조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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