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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일까지 삼성·LG 제품 판박이..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폐막[IFA 2023]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5 16:57

수정 2023.09.05 16:57

LG전자가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공개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 LG전자 제공
LG전자가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에서 공개한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 LG전자 제공

베를린(독일)=장민권 기자】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23'이 닷새간의 일정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인공지능(AI)과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열린 IFA 2023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뿐 아니라 보쉬, 밀레 등 글로벌 가전 브랜드들도 AI를 접목한 친환경·고효율 제품을 대거 선보이며 유럽 시장의 가전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가장 많은 업체가 전시에 참가한 중국은 올해도 삼성전자·LG전자 제품을 모방한 제품을 대거 전시한 가운데 폴더블(접는)폰 등 첨단 제품 기술력을 과시하며 국내 업체들에 대한 맹추격에 나섰다.

전력난 겪은 유럽 겨냥한 삼성·LG
5일(현지시간) 폐막한 IFA 2023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대란을 겪으며 친환경·고효율 제품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커진 유럽 소비자들을 겨냥한 제품들이 쏟아졌다. LG전자는 IFA 2023 전시관을 친환경 제품과 관련 체험공간으로 꾸미며 자연 숲길을 형상화한 '지속가능한 마을'을 전시 컨셉트로 내세웠다. 친환경 선호도가 높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LG전자의 야심작인 소형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는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관람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4킬로와트(㎾)급 태양광 패널 지붕,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 모노블럭’을 통해 에너지 일부를 자체 생산하거나 대폭 절감하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에너지 관리 서비스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통합 연결 경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전시 컨셉트로 삼았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솔루션은 월별 전력 사용량을 예측하고, 사전에 설정한 목표 사용량에 도달하기 전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AI 절약모드'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유럽 에너지 규격 최고 등급보다 전력 사용량이 40% 이상 적은 세탁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독일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보쉬가전은 환경 친화적 컨셉트로 제작된 '보쉬 그린 컬렉션' 라인업을 선보였다. 보쉬 그린 컬렉션 냉장고와 냉동고는 기존 생산 소재를 사용한 모델 대비 33% 더 적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지난 1일(현지시간) 'IFA 2023' 열린 독일 베를린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지난 1일(현지시간) 'IFA 2023' 열린 독일 베를린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현대차 겨냥한 中 로봇개
AI와 로봇도 올해 IFA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중국 로봇업체 유니트리는 4족 보행 로봇개 '고2'를 시연했다. 고2는 머리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된 트래킹 모듈로 사물을 구분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원조 로봇개 '스팟'을 겨냥해 공격적으로 유럽 시장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업체들이 내세우는 제품 강점은 우수한 가성비다. 유니트리가 책정한 고2의 최저가는 1600달러(약 211만원)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스팟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홍콩의 로봇 제조사 핸슨로보틱스가 싱귤러리티넷의 AI를 접목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시제품 '데스데모나'는 관람객의 질문 공세에도 막힘없고 자연스럽게 대답해 탄성을 자아냈다.

中에 이어 獨도 韓 따라하기
올해 IFA는 2000개가 넘는 기업들이 혁신을 표방한 수많은 제품들을 선보인 가운데 한국 제품 따라하기도 여전했다.

독일 밀레는 IFA 2023에서 의류관리기 신제품 '에어리움'을 공개했다. 두 번 문을 두드리면 자동으로 열리는 '노크2오픈' 도어 기능이 적용됐고, 밀레 스팀 오븐과 동일한 스팀 발생기가 장착돼 의류 관리가 쉽다. LG전자가 2011년 스타일러를 출시하며 개척한 의류관리기 시장에 유럽 대표 가전업체 밀레가 뛰어든 것이다.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자 LG전자도 환영하고 있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사장)은 "경쟁자가 한 명 늘었다기보다는 스타일러라는 제품에 대해 해외에서도 신가전으로의 효용성을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아너는 폴더블폰 '매직 V2'와 지갑 형태의 액세서리 제품 'V펄스' 등을 공개하며 한층 발전된 폴더블 기술력을 선보였다.
중국 TCL도 215형 대화면을 6m 떨어진 상태로 생생한 화면을 볼 수 있는 웨어러블 스마트안경 '넥스트웨어 S 플러스'를 전시했다.

다만, 한국 업체들을 따라하는 중국 제품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창홍이 선보인 TV 화면을 세로로 돌릴 수 있는 'CHiQ'는 삼성전자 '더 세로'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됐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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