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난지도에 이어 또... 갈등 접점 못찾는 상암 쓰레기 소각장 건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5 17:03

수정 2023.09.05 17:03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게재된 현수막./사진=김동규 기자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게재된 현수막./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마포구 상암동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앞두고 상암동 주민과 서울시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는 시의 광역 자원회수시설을 상암동에 건설키로 최종 고시했지만 시민들은 "대안이 필요하다"며 반감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시설을 지하화·현대화하는 동시에 부지 인근 지역주민들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한다는 구상도 함께 발표했다. 한강변에 대관람차 '서울링'과 초고층 랜드마크도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왜 우리가 선정됐나" 현수막 즐비

기자가 5일 찾은 상암동은 쓰레기 소각장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추가 소각장 건설에 반대한다는 의견들도 많았다.

상암동 인근 은평구 수색동 주민 박모씨(39)는 "지난해 8월 상암동이 후보지로 선정된 이후 서울시에서 주민공청회를 한다고 협의회를 만든 적이 있었다"면서 "'상암동이 왜 후보지로 선정되었는지', '어떻게 후보지로 선정되었는지' 등 정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지역주민도 안건을 제기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상암동에서 10년 이상 거주했다는 김모씨(64)는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록 동을 열람하기 위해 (대책위원회인 마포쓰레기소각장추가백지화투쟁본부에서) 정보공개까지 신청했지만 서울시는 중요 사항을 가린 채 공개했다"며 "지역 주민들 입장에서는 답답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존 소각장 먼저 개선해야 하지 않나", 서울시 "소통 통해 해결"
사안이 커지자 박강수 마포구청장도 지난 4일 기자간담회를 연 바 있다. 마포구는 이미 난지도에 15년간 쓰레기를 매립해왔다. 이때문에 추가 소각장 건립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때문에 기존 소각장 성능을 높여야 하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운영중인 마포 자원회수시설은 종량제 봉투에 음식물 쓰레기를 혼합배출하는 방식이다. 이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방식으로는 소각로가 과열돼 재성능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게 마포구측의 설명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신규 소각장을 짓기 전에 기존 소각장 시설을 개선해 성능을 높이는 게 먼저"라면서 "현실에 맞게 시설을 개보수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포구로 들어오는 모든 쓰레기가 적법한지 감시해서 조금이라도 법규에 위반되는 쓰레기는 되돌려보내겠다”고 했다.

이미 최종 고시한 서울시도 난감한 입장이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소각장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며 "주민들이 걱정하시는 환경 오염 문제 등을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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