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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IMF도 권고한 긴축재정에 모르쇠 野

정부부채 최우선 관리 주문하는데
재정확장과 추경 거듭 주장 무책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IMF 연례협의 대표단과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IMF 연례협의 대표단과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거시경제·재정·금융 등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IMF 연례협의단이 지난 6일 내놓은 점검 결과는 우리 정부의 단기적 과제와 장기적 과제를 두루 담고 있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우리 경제의 단기적 리스크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점은 한국이 단기적으로 재정과 통화 정책 면에서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점이다. 협의단은 긴축재정의 배경으로 팬데믹 기간 재정이 매우 확장적이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수준이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단기적 재정·통화 정책은 정부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에 지속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지적은 국내에서 긴축재정이냐 확장재정이냐를 놓고 벌어지는 여야 간 공방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2024년 예산안'에서 긴축재정 의지를 명확히 피력했다. 내년 예산 증가율 2.8%는 재정통계가 정비된 2005년 이후 2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가부채를 제어하지 않으면 재정안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MF가 정부의 재정 기조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확장재정을 요구한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부분 증액돼 난도질당할 수 있다. 나아가 야당은 추가경정예산 요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물론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넣기 위해 확장재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IMF의 권고는 단기적 관점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중장기적 경제체질 개선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언을 한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IMF가 제언한 부분을 곱씹어봐야 한다. IMF가 조언하는 핵심은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이다. 저출산·고령화와 저성장 심화에 대비해 재정안정성을 비롯해 비효율적인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지적사항이 바로 재정준칙 수립이다.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GDP의 일정 비율을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하는 재정준칙법안이 국회에서 겉돌고 있다. 방만한 재정운용이야말로 국가경제의 펀더멘털을 뒤흔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최근 벌어지는 추경 논쟁도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7일 개최한 '세수오차 진단과 대책'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를 다뤘다. 한 해에 걷어들일 세수를 제대로 예측해야 오차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재정을 운용할 수 있다. 그래서 세수오차를 줄이는 정책적 연구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의 세수오차 증가는 경제환경이 바뀐 상황에서 과거의 전통모델에 기대 추정한 탓에 빚어진 문제다. 세수오차 대응을 위한 새로운 재정운용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는 세수오차가 커지고 있으니 곧바로 추경을 해야 한다는 논리와 결이 다르다.

결론은 명확하다.
IMF도 부인하는 금융위기설 등에 휘말려 재정확장이나 추경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경계해야 한다. 오히려 긴축재정의 기조를 바로 세우고 재정준칙 가동으로 시스템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세수부족 사태에 대응해 지출 구조조정과 추가적 세수 확보 및 여유재원 활용과 같은 노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