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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사설]중국발 요소수 이상 조짐, 글로벌 공급망 관리 힘써야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08 11:07

수정 2023.09.08 11:07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2021년 11월 한 주유소의 '요소수 품절' 안내/ 사진=연합뉴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2021년 11월 한 주유소의 '요소수 품절' 안내/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8일 요소수 품귀 대란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비료업체 일부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보도가 발단이 됐다. 중국 최대 요소 생산·수출업체인 중눙그룹(CNAMPGC)이 최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요소 공급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요소수 대란은 중국의 공급망 교란이라는 공포를 떠올리게 한다. 중국 정부가 해외공급망을 교란하기 위해 희소성자원의 공급을 차단한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요소수 대란 가능성은 중국 정부의 교란 의도보다 공급망의 수급 구조에서 벌어진 사안이라는 관점에서 냉정히 살펴봐야 한다.


얼마 전부터 요소시장의 이상조짐이 감지돼왔다. 중국 정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요소 선물 가격이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 급등한 이래 등락을 거듭했다. 전문가들은 중국내 재고가 줄고 해외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으로 분석한다. 중국 내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수출을 차단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벌어졌던 요소수 대란 상황도 이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은 당시 호주와의 '석탄 분쟁'에 따른 자국 내 요소 생산 위축과 공급 차질로 비료 수급난을 겪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비료 원료인 요소 수출을 통제했다. 그러나 중국산 요소수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한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디젤차 운용 중단 등 요소수 대란이라는 피해를 봤다.

발생 원인이 무엇이든 주요 품목의 공급 차질이 가져올 피해는 막대하다. 그런 면에서 정부는 이번 요소수 대란 가능성을 계기로 다시 한번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바짝 조여야 할 것이다. 중국의 내부 사정이야 어떻든 간에 우리 경제에 불똥이 튀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타격받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행히 2021년 요소수 대란으로 낭패를 봤던 정부가 요소 비축 플랜을 가동한 바 있다. 이 덕분에 국내에서 두 달 가량 사용할 수 있는 요소가 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측 공급망이 막힐 경우 대비책도 준비돼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요소 대체 구입선을 마련해 놨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겪은 뒤 한국은 중국의 요소수 수입 의존도를 60%대까지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중국산 의존도가 80%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공급망 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말이다.

나아가 중국의 핵심광물에 대한 보복성 공급 중단 가능성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요소수 문제는 단순히 중국내 수급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과의 경제 전쟁을 펼치는 중국이 희소자원 공급을 무기화할 가능성을 배제 못하기 때문이다.
미중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공급망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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