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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천재지변 경각심 일깨우는 모로코 지진참사

120년 만의 강진에 2천여명 사망
강력한 지진, 폭우 대비책 세워야
9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외곽의 한 마을에서 사람들이 지진 사망자를 위한 기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9일(현지시간) 모로코 마라케시 외곽의 한 마을에서 사람들이 지진 사망자를 위한 기도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규모 6.8의 강력한 지진으로 수천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은 지난 8일 밤 마라케시 서남쪽에서 발생했으며, 현재까지 사망자가 2000명을 넘고 부상자 역시 2000명을 넘어섰으며 1400여명은 중태라고 모로코 정부가 10일 발표했다. 지진 발생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수는 17만명이 넘고,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산간지대여서 인명 피해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아틀라스산맥 지역 고지대에는 산사태로 도로가 끊겨 구급차 통행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한다.

모로코는 지질학적으로 아프리카판과 유라시아판 사이에 위치한 나라로, 간헐적으로 지진이 일어난다. 그러나 서남부 지역은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1900년 이후 없었다. 이번 지진은 120년 만의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전문가들은 지진이 흔치 않은 지역이라 대비가 소홀했고, 그 때문에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해지역의 건물들은 내진설계를 하기는커녕 지진에 취약한 진흙 벽돌집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여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우선 맨손으로 잔해를 뒤질 정도로 처절한 모로코를 도울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 팬케이크처럼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묻혀 있다며 모로코 국민들은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도 구호의 손길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로코 지진참사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천재지변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는 계속 나왔다. 2010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은 연간 60회에 가깝다. 규모 5.0 이상 지진도 6년에 한번꼴로 일어난다.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율은 20%에 불과하다. 포항과 경주 지진을 겪었지만 정부나 국민이나 벌써 잊은 듯하다. 지진 대비 훈련도 거의 없다. 언제 어디서라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계심과 대처법을 늘 품고 살아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하다.

지진만이 아니다. 전 세계는 폭염, 폭우, 태풍, 산불 등 경험하지 못한 재난을 겪고 있다. 미국에선 사막 선인장이 말라죽는 폭염이 이어졌고, 미국에서 100년 만의 참사라는 하와이 산불은 11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남미는 겨울철인데도 기온이 40도를 기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끓는 지구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천재지변은 이제 가끔 찾아오는 재앙이 아니다. 매년 반복될 것이며, 한반도도 예외 지역이 아니다. 안전한 곳은 세계 어디도 없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유비무환의 자세로 할 수 있는 대책을 다 세워놓는 것이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로마클럽이 기후변화로 2050년에 인류문명이 대부분 파멸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낸 때가 1973년이다. 지진에 무방비인 건물이 즐비한 국내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끔찍한 피해는 상상하기도 싫다. 대책은 과할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