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올드보이·단식'으로 지지층 결집 나선 與野... 중도층엔 '무심'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5 06:00

수정 2023.09.15 07:28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각각 '올드보이'와 '단식'으로 지지층 결집 나서
다만 극단적 정치행보로 중도층엔 무관심
내년 총선 앞두고 중도층 '캐스팅보트' 역할 예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정책위의장,김 대표, 박 전 대통령,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변호사. 사진=뉴시스화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대출 정책위의장,김 대표, 박 전 대통령, 구자근 당 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변호사.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 다른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올드보이'들을 귀환시키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단식 장기화를 통해 비명계 결집을 시도함과 동시에 여당의 단식중단 촉구를 이끌어내면서 여론형성에 집중했다. 다만 양당 모두 극단적 정치 행보를 보이며 중도 및 무당층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與, 이명박·박근혜 지지층 포섭과 대야공세로 지지층 결집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다른 방식으로 지지층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개각을 두고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지적에 대해 "능력 중심의 개각"이라며 보수 지지층 확장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인사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인사들의 귀환이라고 평가 받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이와 친박 인사를 등용해 지지층을 껴안으려는 모양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일각에서 주장한 극우 성향의 인사들을 전방위에 배치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번 개각은 일을 잘할 수 있는 능력 위주의 인사"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김기현 대표가 지난 13일 직접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포섭해 보수 지지층을 단결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김만배-신학림 허위인터뷰 의혹'으로 대야공세를 지속하며 보수 지지층을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허위인터뷰 의혹을 "대선 공작 게이트"로 규정하고 민주당이 배후세력에 있다고 주장하며 대야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정부공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국민의힘은 대정부공세를 약화시킴과 동시에 민주당을 향한 역공으로 여론을 결집시키려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15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15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단식 중단 이끌어낸 민주당, 비명계 결집까지?

반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장기화로 여당의 단식 중단 촉구에 이어 당내 갈등 봉합까지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표의 단식이 15일로 접어들며 건강 악화가 우려되자, "다이어트용 단식" "출퇴근 단식쇼"라고 비판하던 국민의힘도 먼저 손을 내밀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 대표께서는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시길 정중히 요청한다"며 "거대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부의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내년도 나라살림을 챙겨야 하는 중차대한 정기국회 시기에 단식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촉구했다.

여당의 단식 중단 촉구를 이끌어낸 민주당은 이후 NY(이낙연)계 등 비명계를 봉합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당내 이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들이 연이어 방문해 단식 중단을 촉구한 만큼, 이번 단식은 야권 내 통합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 것이다.

여기에 '채 상병 대통령실 외압 의혹'을 구실로 민주당이 이종섭 국방부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정부 공세도 꾸준히 이어가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與野 극단적 행보에 길 잃은 중도층

다만 여야 모두가 극단적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내년 총선에서 캐스팅 보트가 될 무당 및 중도층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총선이 임박한 시점이 되면 중도층을 챙기겠다고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진 양쪽 모두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집토끼만 잘 챙기면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고, 이재명 대표도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투쟁 강도를 대외적으로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도 "정치권에 리더십 자체가 실종됐다"며 "이 대표는 기본소득 등의 정책이 있었지만 사라져버렸고, 윤석열 대통령도 3대 개혁을 얘기했지만 방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야 모두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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