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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가부채 1100조 육박, 재정준칙 더 미루지 말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4 18:11

수정 2023.09.14 18:21

7월 기준 관리재정수지 68조 적자
국가신인도 위해 나랏빚 억제해야
지난 7월 기준 나라살림은 68조원 적자로 한 달 전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정부의 연간 전망치를 웃돌았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9월 재정동향을 14일 발표했다. /그래픽=연합뉴스
지난 7월 기준 나라살림은 68조원 적자로 한 달 전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지만, 정부의 연간 전망치를 웃돌았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9월 재정동향을 14일 발표했다. /그래픽=연합뉴스

7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가 1097조8000억원으로 1100조원에 육박, 정부의 올해 말 전망치인 1101조7000억원에 근접했다. 한 달 전보다 14조5000억원, 지난해 말보다는 64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기획재정부가 14일 발표한 9월 재정동향 내용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현재 나라 재정상태는 정부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적자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7월 말 기준 37조9000억원 적자다. 세금 등으로 국민으로부터 걷은 돈보다 정부가 더 많이 썼다는 뜻이다.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실질적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7조9000억원 적자다. 정부의 연간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경제불황기에는 정부의 살림도 어려워진다. 세금이 덜 걷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지출을 그에 맞춰서 줄이기는 어렵다. 인건비나 복지 지출 등 고정된 세출도 있고, 인프라에도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자를 메우려면 국고채 등을 발행하는 도리밖에 없는데 1∼8월 국고채 발행량은 131조원 정도로 연간 총발행한도의 78%에 이르렀다. 남은 금액이 얼마 없다는 얘기다.

정부나 가계나 불황기에는 씀씀이를 줄여 버텨나가야 한다. 정부 정책으로 억제할 수도 있지만 법제화해 두면 지키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재정준칙인데 야당의 반대로 시간을 질질 끌고 있다. 재정준칙이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어두는 강제성 있는 규정을 말한다. 전 세계 92개국이 도입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우리나라와 튀르키예만 이 제도가 없다.

재정적자는 국가신인도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데 미국의 신용등급이 격하된 이유는 바로 재정적자 때문이다.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400조원 급증했다. 그 책임이 있는 야당이 끝까지 확장재정을 고집하고 있다.

야당의 주장은 취약계층을 위해 재정을 풀어야 한다는 것인데 포퓰리즘에 빠진 핑계에 불과하다.

내년에는 총선이 있어 야당이나 여당이나 선심성 공약을 남발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런 경우에 대비한 최소한의 장치가 재정준칙이다. 방만한 국가운영의 부담과 피해는 결국 미래 세대에게 돌아간다. 야당의 주장은 현 세대가 쓸 만큼 쓰고 빚이 생기면 후세에 물려주자는 말인데 젊은 층은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무책임한 태도다.

적자가 누적되는 지방공항은 예산을 낭비한 대표적인 사례다. 역으로 말하면 재정지출을 그만큼 줄여도 됐다는 말이다. 표를 얻기 위한 나쁜 정책이 국가재정을 갉아먹는 데 그치지 않고 처치 곤란의 애물단지를 양산하고 있다.
그래 놓고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야당의 행태가 바로 그렇다.
후손들의 비난을 듣지 않으려면 야당은 재정준칙 도입을 위해 당장 여당과 힘을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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