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모태인 국민은행은 1963년 서민금융 전담 국책은행으로 설립됐다.
서울은행 초대 은행장은 윤호병씨로 일제강점기에 은행원으로 시작해 상업·한일은행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4·19혁명 직후 재무부 장관을 겸임하기도 했다. 서울은행 본점은 1975년 명동으로 옮겼고 이듬해 신탁은행과 합병, 서울신탁은행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5년 서울은행으로 이름이 환원됐다.
몇 년 후 터진 외환위기로 시중은행들은 급전직하의 운명을 맞게 된다. 기업들이 도산하면서 자금을 빌려준 은행들도 돈을 떼이게 됐고 줄줄이 같은 길로 들어섰다. 은행들의 주가는 1000원 아래로 떨어졌고 감자로 거의 휴지 조각이 됐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은행마다 수백, 수천명이 명예퇴직으로 직장을 떠났다. 한일은행은 상업은행과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바뀌었다가 완전감자를 거쳐 정부가 전체 주식을 소유한 우리은행이 됐다.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됐다가 하나은행으로 넘어갔다. 제일은행은 영국의 스탠다드차타드에 매각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으로 거듭났다.
서울은행은 1999년 HSBC에 매각이 추진되다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됐다.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경영을 정상화한 뒤 해외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000년 도이체방크에 경영을 위탁하고 강정원 도이체방크 서울지점 대표를 은행장으로 선임해 회생을 모색했다. 서울은행은 2002년 월드컵이 끝난 직후 하나은행에 합병돼 창립 43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한국투자금융이 모태인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까지 인수, KEB하나은행으로 거대 은행 반열에 올랐다. KEB는 외환은행의 영어 표기다.
tonio66@fnnews.com 손성진 논설실장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