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탁현민, 김윤아 저격한 김기현에 “與대표가 공개적으로 겁박”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5 07:03

수정 2023.09.15 07:03

[서울=뉴시스] 김윤아. 2023.08.25.(사진 = 개인계정 캡처)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윤아. 2023.08.25.(사진 = 개인계정 캡처)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 글을 올린 것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라고 비판한 가운데, 이를 두고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3일 “국민 한 사람, 예술가 한 사람의 생각을 두고 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겁박하는 삼엄한 시대”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가 예술보다 뒤쳐졌을 때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이번 발언은 정치인이 대중예술인을 두고 한 여러 말과 생각 중 가장 처참한 수준의 언설이었다. 자당의 BTS 동원 논란, 본인의 남진-김연경 꽃다발사건 조차도 가볍게 뛰어 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김윤아씨의 발언은 오염수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우려였다. 아티스트로서의 발언도 아니었다. 설사 그러한 생각을 창작 모티브로 삼는다고 해도 그는 창작자가 판단할 일”이라며 “국민 한 사람, 예술가 한 사람의 생각을 두고 국회의원이자 여당대표가 공개적으로 겁박하는 삼엄한 시대”라고 지적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2020.07.14. /사진=뉴시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2020.07.14. /사진=뉴시스
그는 이어 “우리 바다를 걱정하는 마음을 수산업에 대한 공격이라고 우겨대는 정치인들이니 수조물을 퍼마시거나 횟집먹방이나 하는 것”이라며 “종일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본 사람들은 안다. 바다를 보며 고기를 잡으며 얼마나 심경이 복잡한 요즘인지..”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탁 전 비서관은 “정치인의 수준이 평균적인 국민들과 문화예술인의 수준보다 한 참 아래인 현실에서 예술인들의 삶은 참 고되다”며 “불안을 느끼면 순응하게 되지만 불만을 느끼면 변화가 온다고 했다. 불안이 불만이 되는 날...그 날은 아마도 이 발언으로부터 시작일 것이라 예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윤아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달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며 ‘RIP(Rest In Peace) 地球(지구)’라고 적힌 이미지를 게시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이어 그는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며 “블레이드러너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이라고 적었다.

김윤아의 글에 누리꾼들의 응원과 비판 의견이 동시에 쏟아지는 등 주목을 받자 여권에서는 김윤아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9.14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9.14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2일 “최근 어떤 밴드의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후에 ‘지옥이 생각난다’고 얘기한 것을 듣고서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던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에 김윤아의 소속사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는 13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당사 소속 아티스트 김윤아씨의 SNS 게시물과 관련해, 이는 결코 정치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고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을 표한 것이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와 아티스트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결부되어 논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하며, 아티스트에 대한 지나친 비방이나 명예훼손, 모욕 등의 위법행위는 자제하여 주시길 요청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김윤아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속사의 입장문을 직접 공유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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