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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동산 냉각에 '쏙' 들어간 부동산세 도입

-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입법계획에 들어가지 않아
- 전문가들 "현시점에서 부동산세 도입하면, 경제 발전에 부정적 영향"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건물 건설 현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건물 건설 현장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부동산이 정부 부양책에도 살아나지 못하면서 주택 보유자에게 물리는 세금인 ‘부동산세’ 도입을 올해도 사실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다 함께 잘 살자)를 천명한 이후 중국 내에서 꾸준히 논의됐으나 시범 도입 외에는 아직 본격적인 시행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18일 증권시보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지난 7일 입법 계획을 발표하면서 재정 및 조세 분야에 증치세법(부가가치세법), 소비세법, 관세법 등에 대한 심의를 이번 임기 내에 부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주목받는 부동산세법과 개인소득세법은 입법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

증권시보는 전문가를 인용, “입법계획은 증치세법과 관세 입법을 명확히 가속화하고 있으며, 관련 절차는 전인대 상무위 임기 내에 통과될 것”이라며 “부동산세 입법을 유예하는 것은 국내 경제 상황을 더 많이 고려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한국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와 비슷한 보유세가 없다. 상속세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주택을 사고팔 때 물리는 거래세인 토지증치세(양도소득세), 계세(취득세) 등의 세목만 있다.

따라서 고가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에게 유리하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부동산은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오랫동안 인식돼 왔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과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1년 상하이와 충칭 두 도시에서 우선 고가 주택과 다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부동산세를 시범 도입했다. 다만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실제 적용되는 사례는 드물며, 과세 기준이 시세가 아닌 취득 금액의 70%여서 부담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시진핑 2기’가 시작된 2018년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부동산세 도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2021년 8월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시 주석이 공동부유의 단계별 이행 목표를 제시한 이후 시범 지역을 추가로 지정하는 내용의 ‘일부 지역의 부동산세 개혁업무에 관한 결정’을 의결했다.

당시 시장에선 부동산세 논의가 개인소득세 등 부자증세의 신호탄이 될지로 촉각을 확대했다. 시 주석도 양극화와 분배 불공평을 없애기 위해 과도한 고소득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천명했다. 개인소득세는 한국 소득세와 유사하다. 개인이 얻는 소득에 부과하는 직접세다.

루지웨이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올해 초 ‘신시대 중국 재정체계 개혁과 미래 전망’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부동산세는 지방세로 가장 적합한 세목”이라며 “경제가 정상적인 성장으로 전환한 후 가능한 한 빨리 시범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은 올해 초 제로코로나를 폐기한 뒤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부동산 냉각과 함께 글로벌 수요 부족, 소비 부진 등이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정부가 ‘주택은 사람이 사는 곳이지, 투기가 아니다’는 시 주석의 기조까지 5년 만에 정책에서 삭제했어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소비 추세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와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산업생산이 8월 들어 전월과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으나, 1~8월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은 -8.8%로 6개월째 내리막길을 달렸다.

중국 인민대학교의 리융 재정금융대학 교수는 “부동산은 국민의 부(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감하다”며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 관계는 과열 방지에서 과냉각 방지로 큰 변화를 겪었는데, 이때 부동산세를 성급하게 시행할 경우 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올해 입법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서 정부가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중앙재경대의 쑨쿤펑 재정조세대학 부교수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부동산세 입법을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부동산세 입법, 지방세 체계 구축 및 개선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으며 여건이 조성될 경우 관련 입법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