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한국내 동결자금 송금 후 미-이란 수감자 맞교환…美, 이란 제재도(종합)

뉴스1

입력 2023.09.19 04:53

수정 2023.09.19 04:53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맞교환을 통해 석방된 시아막 나마지(51)와 에마드 샤르키(59),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환경운동가 모라드 타흐바즈(67) 등이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09.18.ⓒ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맞교환을 통해 석방된 시아막 나마지(51)와 에마드 샤르키(59),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환경운동가 모라드 타흐바즈(67) 등이 카타르 도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3.09.18.ⓒ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뉴욕 방문 송별식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9.17/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17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뉴욕 방문 송별식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9.17/ ⓒ 로이터=뉴스1 ⓒ News1 장성희 기자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강민경 정윤영 기자 = 한국내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 60억 달러(약 7조9000억원)가 스위스를 거쳐 카타르 은행 계좌에 송금된 사실이 확인된 뒤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교환이 이뤄졌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인 수감자 5명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카타르측이 마련한 여객기를 타고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이 여객기엔 수감자측 가족 2명과 이란 주재 카타르 대사도 동행했다고 한다.

이란 테헤란에서 풀려난 미국 국적(이중 국적자 포함) 수감자 5명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명은 사업가인 시아막 나마지(51)와 에마드 샤르키(59),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환경운동가 모라드 타흐바즈(67) 등이다. 나머지 수감자 2명은 익명을 원해 구체적인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카타르에서 미국으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에 앞서 미국에서 석방된 수감자 2명도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다. 이란 외무부에 따르면 수감자 2명은 이란으로 귀국하고 나머지 2명은 미국에 머문다. 남은 1명은 제3국에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석방할 이란인 5명이 메흐르다드 모인-안사리, 캄비즈 아타르-카샤니, 레자 사항푸어-카프라니, 아민 하사자데, 카베 아프라시아비 등이라고 특정했다.

앞서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카타르로 송금됐다며 이란과 미국인 수감자 5명을 각각 맞교환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각국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계좌를 개설, 에너지 수출 대금을 받아왔으나 지난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고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하며 대부분의 자산이 동결됐다.

그러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이란 정부는 이란에 구금된 미국인 5명과 미국에 구금된 이란인 5명을 각각 석방하는 대가로 한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의 동결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바이든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참여하는 유엔총회를 앞두고 이뤄졌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수감자 맞교환을 성사시켰지만, 미국은 양국간 적대 관계는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수감자 맞교환 직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과 이란 정보부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통해 수감자 5명의 귀국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지난 2007년 이란에서 실종된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 밥 레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완전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의 역내 도발적 행동에 대해 대가를 계속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고위 관리들도 미국 정부가 이란 정보부와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들을 억류하는 데 관여한 것과 관련해 제재를 부과함으로써 이란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 핵합의 복원과 수감자 송환 노력은 별개의 문제라며 이번 합의는 "(미국과 이란간) 관계에 있어 다른 어떤 것도 말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이란의 (도발적) 행동을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조치라도 취하기 위해 계속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란 동결자금은 인도적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게 하기 위한 수단과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이번 맞교환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분위기다.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도착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인 5명을 석방한 것과 관련해 "순전히 인도주의적 행위였다"며 "이는 향후 또 다른 인도주의적 행동을 취할 수 있는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수감자 교환이 양국 간 더 큰 협력과 긴장 완화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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