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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동차 노사갈등, 전면파업으로 이어지면 경제 연착륙 물거품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07:18

수정 2023.09.19 07:18

[파이낸셜뉴스]
미국 자동차 산별노조인 UAW 파업이 18일(현지시간)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스텔란티스의 지프 조립공장이 있는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단기에 그칠 경우 경제적 충격이 크지 않겠지만 부분파업이 전면파업으로 확대되고 파업기간도 길어지면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PI연합
미국 자동차 산별노조인 UAW 파업이 18일(현지시간)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스텔란티스의 지프 조립공장이 있는 오하이오주 톨레도에서 노조원들이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단기에 그칠 경우 경제적 충격이 크지 않겠지만 부분파업이 전면파업으로 확대되고 파업기간도 길어지면 미 경제를 침체로 몰고가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UPI연합


미국 자동차 산별노조인 UAW가 현재 3개 공장만이 참여하는 부분파업 중인 가운데 노사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아 전면파업으로 이어지고, 기간도 길어질 경우 미 경제 연착륙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만6000명 노조원 모두가 파업에 나서면 미 자동차 산업이 멈춰 서면서 국내총생산(GDP)이 급감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치솟을 것으로 우려된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밤 부분파업 결정에 따라 15일 새벽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의 3개 조립공장에서 파업이 시작된 가운데 아직은 그 충격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전면파업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 경기침체 빠질 수도


CNBC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면파업으로 갈 경우 미 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언 셰퍼슨도 18일 분석노트에서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셰퍼슨은 "지금 당장은 자동차 노조 파업 충격이 제한적이겠지만 파업이 확산되고 길어지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면서 14만6000조합원이 모두 파업에 참여하면 미 분기 GDP 성장률이 1.7%p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경제가 조만간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문은 미 GDP의 2.9%를 차지한다.

자동차 부문 파업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도 꼬이게 만들 수 있다.

미 경제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겠다는 연착륙 목표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최근 사흘 연속 오르는 등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연내 배럴당 100달러 유가 시대가 다시 찾아올 것이란 예상으로 인플레이션이 꿈틀대는 가운데 자동차 파업은 물가상승을 재촉할 수 있다.

셰퍼슨은 "연준이 당면한 문제는 파업 충격으로 미 경제 성장률이 얼마나 둔화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이와 더불어 학자금 융자 상환 재개에 따른 소비 위축 등 다른 요인에 따른 성장충격의 강도 역시 실시간 파악이 어려워 연준의 행보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8월 노동 손실 시간만 23년 만에 최대


미국의 파업은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한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임금인상 등으로 그 이윤을 노동자와 함께 나누는 대신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으로 주주들을 배불리고, 대규모 상여금 지급으로 경영진에게만 후하게 대하면서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파업이 증가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8월 한 달에만 파업으로 날려버린 노동시간이 410만시간에 이른다. 2000년 8월 이후 23년 만에 최대 노동시간 손실 규모다.

7월 파업까지 더하면 모두 20차례 파업으로 640만시간 가까이 노동시간이 사라졌다.

올들어 전체 손실 노동시간은 740만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단 636시간에 비해 1만배 이상 폭증했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속에서도 이익을 공여하는데 인색한 기업문화가 파업을 급격히 늘려 경기침체 위험을 높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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