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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청정국은 옛말…국내 밀반입 시가 3조원 규모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09:50

수정 2023.09.19 09:53

필로폰 2.7조원, 코카인 2200억원어치…6300만명 투약 가능한 양
동남아뿐 아니라 미주와 남미, 유럽까지 다양해져
필로폰 절반 이상 멕시코·미국산…코카인은 대부분 남미산
마약사범 1.8만명…10~30대에 60대 이상도 늘어
김영주 "마약신흥국 오명 쓰지 않도록 복지부·식약처도 나서야"
이준석 기자
이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에 밀반입된 마약이 적발된 것만 시가로 3조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게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 6월까지 국내에 밀반입했다가 적발된 마약류를 시가로 환산하면 3조원에 달한다.

주로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 코카인, 엑스터시, 야바(태국산 필로폰), JWH-018, 케타민, 대마초 등이다. 적발양이 가장 많은 건 필로폰으로 약 30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인 892킬로그램, 시가로는 2조7000억원이다.

코카인은 시가 2200억원어치인 733킬로그램이 적발됐다. 330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뒤를 잇는 케타민, 대마초, 야바, JWH-018 등은 각각 시가 기준 120억원, 45억원, 37억원, 30억원 정도의 양이다. 엑스터시는 47킬로그램이 밀반입됐는데 시가 추산이 어렵다.

밀반입되는 마약류 양이 많아진 만큼 국가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정도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흘러들어오고 있다. 적발된 마약류들의 생산지를 보면 대만,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멕시코, 미국, 라오스,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브라질,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이다.

적발양이 가장 많은 필로폰의 경우 절반 이상이 멕시코와 미국에서 흘러들어왔다. 멕시코에서만 412킬로그램, 미국에서는 116킬로그램이 밀반입됐다. 대만에서 181킬로그램, 태국 63킬로그램, 말레이시아와 라오스에서 각기 59킬로그램이 들어왔다.

코카인은 대부분 남미에서 왔다. 페루에서만 400킬로그램, 콜롬비아 135킬로그램, 브라질 73킬로그램, 에콰도르 63킬로그램, 라오스 59킬로그램 등이다. 이외에 엑스터시와 케타민은 주로 유럽과 미국에서, 야바는 동남아, 대마는 아프리카에서 들어왔다. JWH-018의 경우 미국, 유럽, 아시아 각지에서 흘러들어왔다.

마약청정국은 옛말…국내 밀반입 시가 3조원 규모

마약사범도 늘고 있다. 2019년 1만6044명에서 지난해 1만8395명으로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같은 기간 20대가 3521명에서 5804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30대가 4126명에서 4703명, 10대는 239명에서 481명으로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40대와 50대가 각기 600여명 줄었는데, 60대 이상이 1598명에서 216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김영주 의원은 “마약 종류와 투약 연령층이 점차 다양화되는 건 더 이상 대한민국이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심각한 지표”라며 “마약신흥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도록 사법기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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