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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적 청나라 변발이냐" 애플에 반발한 중국..정작 인물은 다른 나라 사람

임우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10:34

수정 2023.09.19 10:34

중국 애플 공식 홈페이지
중국 애플 공식 홈페이지

[파이낸셜뉴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인물 사진과 관련해 중국에서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머리를 땋은 직원의 사진이 꼭 청나라 시절 변발 머리를 연상케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해당 직원은 중국과 관련 없는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으로 중국 누리꾼들의 오해가 이 같은 해프닝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19일 봉황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웨이보 인기 검색어는 '애플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땋은 머리 이미지를 어떻게 봐야 하나'라는 해시태그다.

해당 이미지는 애플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한 직원의 모습이다. 봉황망은 사진 속 인물이 중국인이 아닌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의 애플 직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미지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미국, 일본 애플 홈페이지에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 사회관계망서비(SNS)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청나라 시절 '변발'을 연상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변발'은 만주족의 고유한 풍습 중 하나로 남자의 머리를 뒷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머리카락을 전부 깎아 뒤로 길게 땋아서 늘어뜨린 형태다. 만주족은 17세기 청나라를 세운 뒤 중원을 지배하던 한족을 정복하고 한족에게도 변발을 강요했다.

현재 중국은 한족 중심의 사회다. 이들 상당수는 청나라가 지배하던 상황을 '변방의 이민족에게 영토를 강탈당하고 문화까지 강요당했던 흑역사'라고 생각해 해당 이미지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이중 한 누리꾼은 "이 변발은 우리가 100년 전 이미 잘라버린 것이다. 아직 우리를 모욕하려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너무 민감할 필요 없다. 청나라는 이미 망했고 우리는 문화에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을 파악한 애플 고객센터는 "피드백을 접수했다. 매우 중시하고 있다"라며 "공식 홈페이지의 이후 반응을 봐달라"라고 현지매체 관찰자망은 전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인 관련 언론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장은 "일부 중국인은 서방의 '중국 모욕' 문제에 매우 예민하다.
여기엔 실제 역사와 문화적 원인이 있다"라며 "현재 중미 관계가 긴장돼있고 중국과 서방의 관계도 예전 같지 않아 미국·서방 기업은 제품을 광고할 때 중국인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를 최대한 쓰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한편 애플은 최근 신제품 '아이폰 15'와 '애플 워치9' 시리즈를 출시했으나, 중국에서는 '아이폰 금지령'이 내렸다.
그러나, 이달 16일 중국에서 아이폰 15프로·프로맥스 시리즈의 공식 예약 판매가 진행되자 1분 만에 완판된 것으로 전해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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