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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1년까지 후쿠시마 원전 폐로 어려워" 日 전문가, 일본 정부 계획 비판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04:50

수정 2023.09.20 04:50

원자력학회 폐로검토위원장 "오염수 발생 막아야…"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교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일본 원자력발전 전문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이어 사고 원전 폐기를 2051년께 완료하겠다는 일본 정부 계획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미야노 히로시 일본원자력학회 폐로검토위원장은 19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핵연료 잔해(데브리)가 없는 일반 원전도 폐기에 30∼40년이 걸리는데,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지금도 핵연료 잔해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야노 위원장은 "기술 개발이 잘 이뤄진다면 2051년까지 핵연료 잔해 반출 이외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될 것"이라며 "먼저 원자로 상부에 있는 구조물을 절단하고 분해해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물을 철거하지 않으면 노후화해서 무너질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폐로(廢爐)는 원자로 폐기를 뜻한다. 일본 정부는 탱크 1천여 기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고, 탱크 부지를 사고 원자로에서 반출한 핵연료 잔해 보관 장소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미야노 위원장은 오염수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방류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오염수 발생량을 언제 '제로'로 할 것인지에 대해 전망을 제시하지 않으면 영원히 문제가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며 사고 원자로로 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야노 위원장은 원전 폐기 과정에서 중요한 작업은 핵연료 반출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핵연료 잔해도 노심(爐心)에 남은 것, 콘크리트와 섞인 것 등 여러 형태가 있다"며 "콘크리트와 혼합된 핵연료 잔해를 반출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제거하면 오염된 분말이 나와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내년 3월 이전에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 원자로에 있는 핵연료 잔해를 몇 g(그램)가량 시험 반출할 계획에 관해서는 "g 단위라도 분석한다면 핵연료 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며 "핵연료 잔해가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추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원자력학회는 2020년 7월 완성한 보고서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 폐기와 관련해 4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학회는 사고 원전 폐기에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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