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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 아이폰 그리고 혁신 [왓츠업 실리콘밸리]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19 18:40

수정 2023.09.19 18:40

애플과 아이폰 그리고 혁신 [왓츠업 실리콘밸리]
놀랄 일은 없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얘기다. 아이폰15 시리즈가 전작과 다른 점은 USB-C 충전단자와 음소거버튼 대신 액션버튼이 추가된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5 시리즈는 지금까지 아이폰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이고 강력하다고 확신한다"며 아이폰15 시리즈를 치켜세웠다. 아이폰 시리즈의 작은 변화에도 열광하는 아이폰 팬들은 아이폰15 시리즈의 작은 변화에 환호를 보내고 만족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과 아이폰의 상징이 되어버린 혁신 측면에서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과 비교해 혁신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내놨을 당시에 혁신적인 그것과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아이폰11 시리즈부터 아이폰15 시리즈까지 같은 아이폰이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물론 애플이 혁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신 아이폰에 사용자들이 아쉬워했던 기능을 꾸준히 추가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애플이 내놓은 최신 운영체제 iOS 17의 경우 아이폰을 맞대면 연락처가 공유되는 '네임드롭' 기능은 아이폰 사용자끼리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었던 '에어 드롭'처럼 애플 생태계를 강화할 수 있는 작은 혁신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아이폰의 혁신이 눈에 띄지 않을 뿐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애플의 혁신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다.

애플은 올해 5월 세계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전격 공개했다. 비전 프로는 지난 2014년 처음 공개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9년 만에 내놓은 하드웨어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다만 '비전 프로'가 아이폰 출시 때와 같은 혁신의 모습은 아니었을 뿐이다.

4~5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던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프로젝트 역시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타이탄'으로 불리는 애플카 개발 역시 최소 수준의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5'가 아닌 조금 더 낮은 단계로 후퇴한 것 역시 아쉽다.

잡스의 전기를 집필한 아이작슨 아스펜연구소 CEO의 얘기를 들어보면 잡스는 계속해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애플카 개발을 지속하면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인 애플의 현재 모습은 잡스가 원했던 그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혁신의 속도와 파급력이 아쉬울 뿐이다.

잡스가 살아있었다면 애플이 출시하는 아이폰 시리즈마다 혁신으로 가득했을까. 애플카는 진즉에 출시돼 자동차 업계의 혁신으로 평가받는 테슬라의 모델시리즈와 경쟁을 하고 있었을까. 잡스가 원했다고 했던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한 혁신은 현재 애플에 존재하는 것일까. 애플의 혁신은 퇴보한 것일까.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애플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홍창기 실리콘밸리특파원 theveryfirs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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