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기차 '열' 잡는 건 미답의 땅"…'글로벌 1등' 자신하는 지각생

뉴스1

입력 2023.09.20 05:51

수정 2023.09.20 05:51

김남영 현대위아 상무가 지난 13일 의왕연구소에서 열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현대위아 제공)
김남영 현대위아 상무가 지난 13일 의왕연구소에서 열관리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현대위아 제공)


김남영 현대위아 상무가 지난 13일 의왕연구소에서 열관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현대위아 제공)
김남영 현대위아 상무가 지난 13일 의왕연구소에서 열관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현대위아 제공)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자동차라고 하면 당연히 엔진으로 동력을 얻는 차를 의미하던 시대가 저물었다. 전기차의 등장과 급속한 확산에 따라 과거엔 자주 쓸 일이 없었던 '내연기관차'라는 말이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됐다. 그만큼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확연하게 구분된다. '엔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엔진 대신 모터와 무거운 배터리가 자리잡으면서 차체는 더 강해져야 하고, 타이어도 더 무거운 무게를 견디도록 별도로 개발된다. 뜨거운 엔진에 바깥 공기를 통하게 하는 '그릴'의 쓸모가 사라진 점도 상징적이다.

특히 차량의 '열'을 관리하는 시스템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내연기관차에서는 엔진 자체가 열을 공급하는 열원으로 기능해 차량 난방 등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너무 뜨거워진 엔진을 식혀주거나 냉방을 위한 에어컨 정도가 내연기관차에서의 열관리였다.

반면 엔진이 없는 전기차는 필요한 열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온도 변화에 민감한 배터리가 다양한 환경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도록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냉각수 운용체계도 근본적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단순해진 전기차에서 유독 열관리 시스템만은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전기차 핵심 기술의 하나로 꼽히는 이 '열관리 시스템'에 집중하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 부품 계열사로 주로 자동차 구동 부품과 공작기계 등을 주력해 온 현대위아(011210)도 그 중 하나다.

사실 출발은 좀 늦었다. 현대위아는 2018년에야 열관리 분야에 뛰어들었다. 일본의 덴소(30%)와 한국 한온시스템(17%), 프랑스 발레오(12%) 등 세계 각국 부품사들이 이미 탄탄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래도 현대차·기아와의 긴밀한 협력 등 그룹 시너지 효과와 그동안 쌓아온 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김남영 현대위아 열관리 분야 상무는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변화이기 때문에 전기차에 필요한 통합 열관리 시스템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현대차·기아와의 협력 등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결실도 나왔다. 올해 상반기 냉각수 관련 부품과 기능을 통합한 '냉각수 허브 모듈' 개발을 마치고 지난 5월 양산을 시작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에서는 첫 양산이다.

이 모듈은 전기차 배터리와 구동장치(모터), 전자장비 부품에서 발생하는 열을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돕는 부품이다. 냉각수를 보관하고 보충해주는 리저버 탱크와 전기식 워터펌프, 밸브 기능을 통합했다. 현대차 코나EV와 기아 EV9 등에 탑재됐다.

이러한 냉각수 허브 모듈을 기반으로 모터와 배터리, 실내 공조 등 차량 내 모든 열을 관리하는 통합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는 2025년 배터리를 냉각하는 냉각수·냉매 모듈과 냉매를 고온·고압으로 압축하는 e콤프레서, 이를 관제하는 열관리 제어기를 아우르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상무는 "한온시스템과 덴소, 발레오 등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존 내연기관 기반의 기술과 인프라가 적기 때문에 전동화 전환은 훨씬 쉽고 효율적"이라며 "또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 개발은 모든 부품사가 처음이기에 출발점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퍼스트 무버' 현대차·기아와 한 식구라는 점도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김 상무는 "우리는 가장 뛰어난 완성차 업체와 협업을 통해 열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 경쟁업체들을 추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위아는 자체 개발한 냉각수 모듈 기술을 들고 해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수주 활동도 펼치고 있다. 2025년까지 통합 열관리 시스템이 개발되면 해외 시장 진출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상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수주를 늘려 2030년 이후에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의 퍼스트 무버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위아는 이를 위해 경기 의왕연구소 내에 '열관리 시험동'을 구축해 전날(19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용 통합 열관리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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