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6살 딸 둔 엄마' 살해한 스토킹범, 반성문 쓰더니 혐의 인정...감형 노렸나

박상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06:29

수정 2023.09.20 06:58

6차례 반성문 법원 제출..유족은 "반성 없다"
엄마 잃은 어린 딸 정식적 충격에 심리치료
피해자의 생전 모습(왼쪽)과 스토킹 살해혐의를 인정한 30대 남성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피해자의 생전 모습(왼쪽)과 스토킹 살해혐의를 인정한 30대 남성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법원의 접근 금지 명령에도 불구하고 6살 딸을 둔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 살해한 30대 스토킹범이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유족은 해당 남성이 “반성을 안 하고 있다”며 사법부의 엄벌을 촉구했다.

19일 인천지법 형사15부(류호중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0·남)의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확인하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으며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보험설계사였다”고 답했다.

A씨는 지난 7월 17일 오전 5시 53분께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복도에서 옛 연인인 피해자 B씨(37·여)의 가슴과 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지난 6월 B씨 주변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법원의 제2~3호 잠정조치 명령을 받았음에도 막무가내로 B씨를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시 B씨의 비명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범행을 말리던 피해자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했으나 일주일 만에 건강을 회복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살인 범행 4일 전인 지난 7월 13일부터 매일 B씨 집 앞 복도에 찾아간 끝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으로 B씨는 6살 딸을 둔 채 세상을 떠나게 됐다. 하루아침에 엄마를 잃은 어린 딸은 정신적 충격으로 심리치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토킹 행위와 스토킹처벌법 /연합뉴스
스토킹 행위와 스토킹처벌법 /연합뉴스

그러나 A씨에게는 형법상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죄는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B씨의 스토킹 신고에 따라 범행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함에 따라 검·경은 보복 범행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A씨는 지난달 1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 최근까지 6차례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했다.

B씨 측 변호인은 이날 법정에서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4만4천여명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법정에 나온 B씨의 사촌 언니는 재판 내내 A씨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재판이 끝난 뒤 퇴장하는 A씨를 향해 “내 동생 살려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A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반성을 안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대책 마련을 잘 해줬으면 좋겠고 사법부가 엄벌에 처할 거라고 믿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보복살인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부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남은 가족들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그냥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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