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부결은 방탄, 가결은 분열'…이재명 체포안 표결 '딜레마'

뉴스1

입력 2023.09.20 06:37

수정 2023.09.20 08:2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9.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기간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9.1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1일로 예상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 '방탄정당'이란 비판을 받게 되고, 가결할 경우 당이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 있어서다.

국회는 2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전날(19일) 접수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보고한다. 다음날인 21일 본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2월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데 이어 두 번째다.

국회법은 체포동의 요청을 받은 뒤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한다. 동의 여부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167석의 거대 의석을 지닌 민주당의 표결만으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킬 수 있다. 실제로 이 대표의 단식이 장기화되면서 당내에서는 비명계에서도 '부결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1차 체포동의안 표결 때 가결표를 던졌던 의원들 중에서도 대표가 쓰러진 상황에서 부결을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꽤 있다"며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경우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을 이유로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대표 단식으로 인한 체포동의안 부결 기류를 두고 '방탄' 공세를 펼치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했고, 방탄 정당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결해야 한다는 이유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약속을 지키는 데 대해 의원들이 고민할 것"이라며 "이 대표 개인을 위한 방탄 단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결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의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당이 분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월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에도 예상보다 많은 이탈표가 나오면서 당이 내분에 휩싸인 바 있다.


원내지도부는 이같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전날부터 당내 선수별 모임, 연구단체 등을 만나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21일 본회의 표결 이전 의원총회를 열고 상황을 공유하고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전날 "전체 의원들의 여론지형이 어떻다는 상황 인식을 공유하면 의원들이 정치적 결단을 어떤 방향으로든 할 것"이라며 "분열을 피하고 여론의 비난도 줄이는 묘수를 찾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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