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원 없는 선박이 미래"…조선업계, 자율운항 선점 경쟁

뉴시스

입력 2023.09.20 07:40

수정 2023.09.20 07:40

시장 규모 2025년 180조 2030년 330조 등 성장세 예상 韓 조선3사,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 위한 행보 본격화
[서울=뉴시스]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H-LINE해운의 18만 톤급 LNG 추진 벌크선에 AI기반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 후 인도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이 선박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됐다.(사진=HD현대 제공)
[서울=뉴시스]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H-LINE해운의 18만 톤급 LNG 추진 벌크선에 AI기반 기관자동화솔루션을 탑재 후 인도했다고 지난 8월 밝혔다. 이 선박은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됐다.(사진=HD현대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운항선박은 인공지능(AI)가 최적의 경로와 속도로 운항해 연료 저감 및 인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어 해운업계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국제 해상법상 완전한 무인 선박 운항은 불가능하지만 자율운항선박 기술력이 높아질 경우 국제 규정과 규제사항 등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자율운항선박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는 각오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는 자율운항선박을 4단계로 나눠 구분한다.
선원 의사 결정을 돕는 1단계부터 선원이 승선해 비상시 개입할 수 있는 2단계, 무인 상태로 선박 제어가 가능한 3단계, 완전 무인 자율운항 4단계 등이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선원 없이 바다 위에서 스스로 항해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자율운항선박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0조원으로 추산되지만 오는 2025년 180조원 2030년 330조원에 달할 조짐이다.

국내 기업중에서는 HD현대가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율운항 기술을 통한 대형 선박의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SK해운과 장금상선 등 국내 선사 2곳으로부터 대형선박의 자율운항 솔루션(HiNAS Control)을 수주하며 세계 최초로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자율운항 솔루션은 딥러닝 기반의 상황 인지 및 판단을 통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 상황에 선박 스스로 대처한다. 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운항경로를 생성, 자율적으로 엔진출력을 제어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한다.

삼성중공업도 자율운항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9200톤급 대형 선박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원격 자율항해 보조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듬해에는 목포~독도간 950㎞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수행했다.

올해 6월에는 거제를 출발 제주도를 거쳐 대만 가오슝항까지 약 1500㎞를 운항했고, 내년에는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에 디지털 트윈(실물을 디지털 환경으로 똑같이 구현하는 것)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탑재해 실증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11월 자율운항 시험선 한비(HAN-V)를 활용해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원격제어, 경로 추종, 충돌회피 등 자율운항선 운항을 위해 필요한 주요 기능들에 대한 테스트를 성공했다.

한비는 대형 상선을 모사한 자율운항 전용 테스트 선박이다.
한화오션은 한비를 활용해 실제 대형 선박과 유사한 운항데이터를 확보하고 대형 상선용 자율운항 시스템 검증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확보된 자율운항 기술을 실선에 적용해 검증하는 한편 오는 2030년까지 무탄소 추진체계 완전자율운항 선박을 업계 최초로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선원이 탑승하지 않으면 선박을 운항할 수 없지만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이 높아지면 관련 규제와 법률이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율운항 선박이 조선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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