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딸 살해 후 극단선택'男, 범행 전 아내에 "너가 다 죽이는구나" 문자 보내

조유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0 09:59

수정 2023.09.20 09:59

JTBC 보도화면 갈무리
JTBC 보도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인천 빌라에서 60대 남성과 5살 딸이 숨진 채로 발견된 가운데 남성은 가정폭력 문제로 아내와 별거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9시45분께 인천시 남동구 주택에서 A씨의 남편인 60대 남성 B씨와 딸 C양(5)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라는 A씨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B씨가 C양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A씨는 필리핀 사람으로, 결혼 이후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의 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다 B씨를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지난 6월부터 딸과 둘이 살며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찰은 당시 B씨가 폭력을 저지른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지난 7월 법원이 보호처분을 내리는 ‘가정보호사건’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딸을 보고 싶어 하는 B씨의 요구로 평일에는 A씨가, 주말에는 B씨가 C양을 돌봐왔다. B씨는 지난 15일 여느 때와 같이 C양을 어린이집에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 17일에 A씨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다.

JTBC가 지난 19일 공개한 문자 내용을 보면 B씨는 A씨에게 "네가 나하고 딸을 죽이는구나. 영원히 너 죽을 때까지 원망할거야"라고 보냈다. 이 문자 뒤로 B씨는 연락을 끊었다.


인천이주여성센터살러온 김성미경 소장은 "(C양이) 평소에도 '아빠 무섭다' '가고 싶지 않다'라는 이야기를 엄마한테 했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A씨는 친권자인 B씨의 만남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양의 빈소는 결혼 이민자인 A씨의 한국 적응을 도와온 복지사들과 인천이주여성센터의 긴급 모금으로 차려졌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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