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당 외사판공실 주임)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의장과 중러 전략안보협의를 개최했다. 사진은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갈무리.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과 러시아가 양국의 전략적 협력 심화에 대해 논의하고 핵심 이익에 있어 상호 지원을 확고히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최근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면서 '중러북' 진영 구도로 그려지고 있는 것에는 경계감을 드러내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2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당 외사판공실 주임)은 러시아에서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과 중-러 제18회 전략안보협의를 개최했다.
외교부는 "양측은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는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하고 의견 조정을 강화했으며 상호 신뢰를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에서 왕 부장은 "중러 관계는 복잡한 글로벌 정세의 변화를 견뎌내고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했다"며 "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협력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수호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의 발전을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한 왕 부장은 "중러 양국의 전략안조협의체는 상호 신뢰의 깊이와 전략적 협력의 폭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긍정적 상호 작용을 유지해 전세계 전략적 안정과 지역 이슈 해결에 공헌했다"며 "양측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상호 지원을 확고하 해 포괄적 전략적 협력 파트너의 의미를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파트루셰프 의장은 "올 들어 양국 정상의 전략적 영도 아래 러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국제 안보 상황의 변화와 충돌의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외부의 영향과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과 자주성을 견지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파트너의 가치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는 대만, 신장, 티베트, 홍콩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중국의 입장을 확고하게 지지하며 서장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적시에 중-러 전략적 안보 협의를 개최하고 법 집행의 안전, 확산방지, 과학 기술의 글로벌 거버넌스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상하이 협력기구, 브릭스 등 다자 틀에서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이 부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지중해 섬나라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회담 이후 이뤄졌다. 또한 한정 부주석이 유엔 총회 계기 미국을 방문해 블린컨 국무장관과 만나면서 미중, 중러 간 상호 작용에 대한 외부의 관심이 높다고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평가했다.
장홍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과 정상적인 교류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는 특정 국가가 글로벌 거버넌스를 결정하고 이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왕 부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첫번째로 중러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것"이라며 "나머지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 570여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전략적 안정에 대한 대화를 위한 것으로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과 대화를 강화해 글로벌 전략적 안정 유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왕 부장의 러시아 방문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서기 방러 이후 이뤄졌다는 진 것을 두고 중국-러시아-북한 진영의 결속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전일 왕이 부장은 라브로프 장관과 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외교정책을 추구하며 양측의 협력은 제3자를 겨냥하지 않고 간섭을 받지 않으며 제3자에 의해 움직이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이에 대해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부연구원은 "서방 측에서는 중국, 러시아, 북한 관계를 '진영'으로 그리고 있지만 중국 외교 전략에는 이같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어떠한 진영에도 포함되지 않고 집단 정치를 하지 않고 있지만 서방이 '중러북'을 진영축으로 그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