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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이재명 체포안 '이탈표' 단속…"등에 칼 꽂아서야"

박찬대 "의리 없는 정당을 지켜줄 당원 없어" 정청래 "단결 투쟁이 제1 덕목이고 무기일 것" 서은숙 "정치적 이익 계산하면 심판 받을 것"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단식투쟁 21일차를 이어가고 있다. 2023.09.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병원에서 단식투쟁 21일차를 이어가고 있다. 2023.09.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신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당내 '이탈표' 단속에 나섰다. 검찰의 수사를 부당한 정치 탄압으로 규정하면서 이 대표의 등에 칼을 꽂아서는 안 된다는 강도 높은 발언도 나왔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오늘 본회의에서 보고될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비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하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일부러 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정치 탄압이고 사법을 빙자한 사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들어 계속되는 검찰의 무도한 정치 탄압은 법치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며 "오로지 정적 제거를 위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한다는 것은 그 취지가 무엇이든 결과적으로 검찰의 부당한 탄압을 용인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평생을 빨갱이라는 공격에 시달렸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과 보수언론의 십자포화 견뎌야 했다"며 "심지어 불의한 권력은 논두렁 시계를 조작해 내며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갔다. 그 당시에도 검찰과 보수언론에 동조하며 돌을 던지던 이들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은 그때와 다른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며 "쏟아지는 총탄을 대열의 선두에서 온몸으로 막고 있는 대표를 지키지 못할망정 뒤통수에 돌멩이를 던지고 등에 칼을 꽂아서야 되겠나. 의리 없는 정당을 지켜줄 당원은 없다. 자신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당을 지지할 국민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권의 폭거에 저항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이, 부당한 탄압으로부터 당 대표조차 지키지 못하는 정당이 무슨 염치로 표를 달라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윤석열 정권 폭정에 일치단결해 싸울 때 민주당에 미래가 있다. 동지에 대한 의리를 다할 때 민주당에 희망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르면 오는 21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일부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이탈표'를 사전에 막기 위한 취지로도 해석된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당론으로 부결을 못 박아두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분위기를 몰고 가려는 듯한 발언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외계인이 쳐들어오면 전 지구인이 단결 투쟁해야 하듯이 야당 파괴 공작으로 흉기를 들이대면 똘똘 뭉쳐 싸우는 길 말고 달리 무슨 선택 있을 수 있겠나"라고 발언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가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나라 지키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고 야당 분열, 정적 제거에는 단결 투쟁이 제1의 덕목이고 무기일 것"이라며 "민주당이 똘똘 뭉쳐 누란의 위기에 빠진 나라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주당을 지켜내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단결하자"고 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명백한 야당 탄압, 정적 탄압 앞에서 개인의 정치적 이익 계산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당원과 국민에게 분명히 심판받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분열로 후퇴하지 않아야 한다. 민주당 단결로 전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도부 내 비명계로 분류되는 송갑석,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발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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