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앞서 아시안게임(AG)에서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시청)이 AG 3연패라는 여자 태권도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이다빈은 한국 여자 태권도 중량급을 대표하는 스타다. 2021년 첫 출전한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선수권과 함께 권위 있는 대회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월드 그랑프리에서 대회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금은 태권도의 스타로 자리매김했지만 이다빈의 원래 꿈은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친한 친구를 따라 태권도부에 들어가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오히려 친구는 태권도부에 적응을 못해 그만뒀지만 이다빈은 남아서 운동을 계속 이어갔다.
상대에게 맞기 싫다는 이유로 꾸준히 땀을 흘린 이다빈은 효정고 1학년 때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꾸준히 대표팀 선발전을 통과해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메이저 대회 무대도 밟았다.
이다빈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처음 국가대표에 뽑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섰는데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펼쳐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16년 아시아선수권대회, 2017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입증했다.
한국체육대학교 소속으로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67㎏ 초과급 결승전에서 칸셀 데니즈(카자흐스탄)를 26-16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섰다.
이어진 2018 월드 그랑프리와 2019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다빈은 올림픽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밀리차 만디치에 7-10로 아쉽게 졌는데 이후 아쉬워하는 기색 없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상대에게 엄지척을 해 보여 국민들에게 울림을 주기도 했다.
최근엔 각종 부상으로 지난 5월 세계선수권에서 16강 탈락이라는 쓰린 경험을 하기도 했지만 워낙 경험이 풍부해 2022 항저우 AG 금메달 후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면 한국 여자 태권도 최초의 AG 3연패의 주인공이 된다.
이다빈에게는 개인의 성과와 함께 태권도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다.
한국은 직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14개의 금메달 중 5개(품새 2개, 겨루기 3개)를 거머쥐었는데 도쿄 올림픽에서 '노골드'라는 수모를 겪었다.
남자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 남자 80㎏급 박우혁(삼성에스원)과 함께 유력한 태권도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이다빈이 활약을 해줘야 한국 태권도의 위상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이다빈은 최근 진천선수촌에서 취재진과 만나 "AG 3연패라는 부담이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다른 대회보다 더 집중해서 경기를 할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건 스스로의 마음 가짐이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준비하고 있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이어 "어렸을 때는 패기만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노련미가 생겼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서 항저우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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