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단독] 다음주 캐피탈 배드뱅크 나온다..저축은행 배드뱅크는 내달 출범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1 13:24

수정 2023.09.21 14:07

다음주 금감원-여신협회, 캐피탈사 배드뱅크 조성 발표
여신협회 1500억원 자체 출자 등 최대 5000억원 규모
저축은행 배드뱅크는 10월 초 출범 예정..1000억원 규모
용도변경 등 정상화 노력도 병행
10월부터 캐피탈-저축은행 부실PF 채권 매각 본격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조합이 만기 예정이었던 723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비를 HUG 보증대출을 통해 일반분양 정당 계약률과 상관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됐다.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뉴시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조합이 만기 예정이었던 723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비를 HUG 보증대출을 통해 일반분양 정당 계약률과 상관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됐다.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다음주 캐피탈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관리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를 조성한다. 저축은행은 10월 초 같은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 조성을 발표할 계획이다.
양 측 모두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NPL)을 매각하고 정상화가 가능한 사업장을 재구조화하는데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배드뱅크 조성으로 다음달부터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자산건전성 개선이 기대된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는 다음주 캐피탈 PF 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관련 협약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 등 여신업권이 1500억원을 출자하고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해 최대 5000억원을 조성하는게 목표다.

캐피탈 PF펀드는 PF 부실채권을 넘겨 받아 재매각하는 '배드뱅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채권 매수 대상은 주로 브릿지론이다. 브릿지론은 사업 초기 단계에 일으키는 고금리 단기 대출로, 토지매입 잔금이나 토지구입 계약금으로 쓰는 게 일반적이다.

저축은행업권 역시 다음달 초 1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 조성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역시 브릿지론 부실채권을 주요 매수대상으로 한다.

캐피탈 및 저축은행 업계는 이번 배드뱅크 조성을 통해 다음달부터 부실채권 매각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들 업권이 부실 PF펀드 조성에 나선 이유는 PF대출 관련 급등하는 연체율 때문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연체율은 4.61%로 전분기 대비 0.54%p 상승했다. 대출잔액은 10조원이다.

같은 기간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의 경우 연체율은 3.89%로 전분기보다 0.31%p 감소했지만, 대출잔액이 26조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로 본PF로 못 넘어가는 브릿지론이 다수"라며 "금융기관들도 최근 대출조건을 강화하면서 자금줄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1조원 규모의 부실 PF 매입 펀드를 조성했지만 업계에서는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이에 배드뱅크 조성이라는 자구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드뱅크를 통해 캠코의 부실 PF 매입 펀드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브릿지론을 보다 원활하게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업권은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에 대해 용도 변경, 토지가격 재조정 등 재구조화도 병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분양이 원활하지 않은 물류센터를 용도변경 하는 등의 정상화 노력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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