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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누면 질병 진단해준다"..'변기'로 이그노벨상 탄 韓과학자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비뇨기의학과 연구원이 대학 구내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앞에 변기를 두고 그 위에 앉아있다. 출처=미국 스탠퍼드대
박승민 미국 스탠퍼드대 비뇨기의학과 연구원이 대학 구내의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앞에 변기를 두고 그 위에 앉아있다. 출처=미국 스탠퍼드대

[파이낸셜뉴스] 변기에 앉아서 볼일만 보면 신원을 파악하고 대소변의 상태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변기가 있다. 이 변기를 발명한 미 스탠퍼드 의대 비뇨기의학과의 박승민 박사가 올해의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수상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과학 유머 잡지 AIR(Annals of Improbable Research)는 하버드대에서 시상식을 열고 화학·지질학, 문학, 기계공학, 공공보건 등 10개 분야 수상자를 발표했다.

AIR은 매년 노벨상 발표에 앞서 재미있고 기발한 과학 연구를 내놓은 연구진에게 ‘괴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을 수여해 왔다. 이그 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해 1991년 만들어졌다. 노벨상 발표 한 달 전 발표하는 ‘짝퉁 노벨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그 노벨상은 진짜 노벨상처럼 과학상, 문학상, 경제학상, 평화상 등을 수상한다. 노벨상에는 없는 수학상이나 환경보호상도 있다.

올해 공공보건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박 박사는 ‘스탠퍼드 변기’를 발명했다. 이 변기에는 2개의 센서(압력 센서, 모션 센서), 소변 검사지, 3개의 카메라(대변, 항문, 소변)가 장착돼 있다. 사용자가 대변 또는 소변을 보면 카메라가 대변 색과 크기, 소변량 등을 찍어 분석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 감염병 여부 등 10여개의 질병을 분석한다.

박승민 박사(아래 가운데)가 온라인으로 이그 노벨상 수상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출처=이그 노벨상 유튜브 화면 캡처
박승민 박사(아래 가운데)가 온라인으로 이그 노벨상 수상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출처=이그 노벨상 유튜브 화면 캡처


박 박사가 발명한 변기는 대변 모양을 시각적으로 분석해 암이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징후를 찾아내고, 소변에 포도당이나 적혈구 등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문처럼 사람마다 형태가 다른 것으로 알려진 항문 모양으로 신원을 파악해 여러 사람이 사용할 경우에도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가능하다.


박 박사는 영국 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종종 가장 개인적 공간으로 여겨지는 화장실은 우리 건강의 조용한 수호자가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2000년대 초인플레이션을 겪을 당시 짐바브웨가 발행한 10조 짐바브웨 달러 짜리 지폐 1장이 상금으로 수여됐다.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이 지폐는 현재 1∼2만원 수준에 거래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