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5년 전 가시밭길을 헤쳐나와 어렵사리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학범호'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모양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3연속 금메달 획득을 향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21일 중국 진화시의 진화스포츠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태국을 4-0으로 완파했다.
2연승으로 승점 6을 기록한 한국은 2무(승점 2)로 조 2위에 오른 바레인과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지난 19일 쿠웨이트를 상대로 한 1차전에서도 9-0 대승을 기록했던 한국은 이날도 초반부터 매섭게 태국을 두드린 끝에 전반에만 4골을 넣어 기분 좋은 승리를 수확했다.
1차전 압승으로 여유가 있었으나 황선홍 감독은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2차전에서 패했던 것을 좋은 약으로 삼은 자세였다.
당시 김학범호는 1차전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6-0으로 크게 승리했으나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만나 졸전 끝에 1-2로 졌다. 이로 인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한국은 어려운 대진을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우승 후보였던 우즈베키스탄을 8강에서 만나 연장 혈투 끝에 황의조(노리치시티)의 해트트릭과 황희찬(울버햄튼)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이 경기는 김학범호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까지 가장 어려웠던 경기로 꼽힌다.
당시 교훈을 되새긴 황선홍호는 쿠웨이트전 대승 뒤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1차전 후 황 감독은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감은 갖되 승리는 빨리 잊어야 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다행히 이는 잘 통했고 황선홍호는 2연승, 조 1위로 일찌감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조 1위인 한국은 16강에서 북한, 인도네시아, 키르키스스탄, 대만이 있는 F조 2위와 맞붙는다.
F조에서는 북한이 2승을 거둬 1위가 유력하며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는 세 국가 중 한 팀이 우리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황선홍호의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빠진 가운데 얻은 승리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소속팀 일정을 소화했던 이강인은 21일 항저우에 도착, 황선홍 감독 및 선수단과 만났다. 이강인은 태국전 엔트리에서는 제외되며 관중석에서 대승을 지켜봤다.
대표팀은 이강인 활용 시점을 최대한 지켜보면서 여유 있는 전술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태국전 이후 "(이강인의) 컨디션을 확인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택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2승으로 좋은 출발을 한 한국은 24일 오후 8시30분 진화에서 바레인과 조별리그 3차전을 갖는다. 빡빡한 일정 속에 여유가 생긴 대표팀은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황 감독은 순조로운 스타트에도 최대한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토너먼트 진출은 축하할 일이지만 금메달을 따기 전까지 만족해서는 안 된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며 "다음 경기도 16강전을 대비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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