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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달러, 반년 만에 최고..."뉴욕증시에 악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4 03:09

수정 2023.09.24 03:09

[파이낸셜뉴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정책 지속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미국 달러 가치가 22일(현지시간) 반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 강세는 국채 수익률 상승과 함께 뉴욕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정책 지속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미국 달러 가치가 22일(현지시간) 반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달러 강세는 국채 수익률 상승과 함께 뉴욕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달러화가 반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0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과 함께 지금의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다시 확인하면서 달러가치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연준 노림수 적중


연준의 '구두개입'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 들고 있음을 방증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연준의 고금리 지속 의지가 재확인되면서 22일 달러가 유로, 영국 파운드, 일본 엔 등 주요 통화에 비해 최소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가치가 뛰었다고 보도했다.

연준의 고금리 지속 의지는 뉴욕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국채 매도세 속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뛰고 있다.

10년물, 2년물 국채 수익률은 각각 16년,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시중금리 기준 역할을 하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단기 금리 기준으로 연준 통화정책, 금리정책에 가장 민감히 반응한다.

매파 성향의 동결


연준은 20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강경 전망을 고수하면서 원하던 성과를 내고 있다.

연착륙 기대감으로 다시 들썩이던 경제 주체 심리를 가라앉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다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는데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를 부추길 수 있는 주식시장 강세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뚜렷한 하강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간 낙폭이 반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다시 고삐 죄는 각국 중앙은행


제이너스헨더슨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매니저 제임스 브릭스는 "시장이 연준(결정)을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끌고 간다는 것이 확실하게 각인됐고, 이제 새로운 체제에 들어섰다는 확신도 시장이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2025년까지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매파 성향의 연준 결정은 다른 중앙은행들의 관점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최근 금리를 다시 올려 사상최고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끌어올렸다.

영국은행(BOE) 역시 고금리 지속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시중에서 채권을 팔고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에 나서면서 주요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은 오르고 있다.

주식시장에 악재


국채 수익률 상승과 강달러는 뉴욕증시에는 악재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미래 수익이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주가 된서리를 맞는다.

기술업체들의 미래 수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금리가 높으면 현재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실적 악화나 다름없다.

달러 강세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다국적 기업들에 타격을 준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을 국내로 들여올 때 환차손을 입고, 해외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

한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결국 미 경제를 경착륙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점차 세를 불리고 있다.


뱅가드의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데이비스는 "지금은 불안정한 상황"이라면서 이전 경험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은 대개 낮은 성장을 대가로 치르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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