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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떠나가라 "김국진 사랑해요" 북한 미녀 응원단이 달라졌다 [항저우AG]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4 08:36

수정 2023.09.24 08:36

19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저장성사범대 동쪽 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 북한과 대만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시 저장성사범대 동쪽 경기장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1차전 북한과 대만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과거 국제종합대회에서 절도 있는 동작의 응원으로 눈길을 끌었던 북한 여성 응원단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드러내 화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F조 북한과 대만의 1차전이 열린 지난 19일 연보라색 피케 티셔츠와 모자를 맞춰 입은 북한 여성 응원단 4명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응원했다.

북한 응원단은 경기가 시작되자 연신 부채질을 하며 큰 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전반 7분 리조국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눈물을 훔쳤고, 결승골을 터뜨린 김국진의 이름을 연호했다.
북한의 골키퍼가 선방할 땐 “잘한다 조선의 문지기 멋있다”라고 외쳤다.

이들은 북한이 기회를 얻을 때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거나, 막대 풍선을 들고 자리에서 뛰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절도 있는 동작으로 단체 응원을 펼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 저장성사범대동쪽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예선 F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후 중국 저장성 진화 저장성사범대동쪽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예선 F조 2차전 키르기스스탄과 북한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뒤인 21일 오후 북한과 키르기스스탄의 남자 축구 예선 2차전에서는 인공기가 프린팅된 흰색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맞춰 쓴 30여명의 응원단이 경기장을 찾았다. 응원단은 대부분 젊은 여성들로 구성돼 있었다.

응원단은 경기 시작 20분 전부터 관중석에 도착해 밝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거나 몸을 푸는 선수들의 사진을 찍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인솔자로 보이는 사람은 응원단이 든 대형 인공기의 각도 등을 지시했다. 그는 “애국가가 나올 때는 모자를 벗읍시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국진이 전반 20분 첫골을 넣자 응원단은 인공기와 손뼉 짝짝이 응원도구를 흔들며 경기장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질렀다. 한 여성은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1, 2차전에서 골을 넣은 김국진을 향해 “김국진 사랑해요”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응원단은 언론과의 접촉은 극도로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들이 인솔자 격으로 보이는 인사들에게 다가가 국제대회 참가 소감이나 1차전 승리 소감 등을 물었으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대화를 거부한다는 손짓과 함께 “할 말 없다”, “말 안 한다”라며 시선을 피했다.

북한 축구 대표팀은 대만(2-0)과 키르기스스탄(1-0)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면서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올라섰다.
북한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면, E조 1위를 확정한 한국 대표팀과 16강에서 만나게 된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를 이유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 일방적으로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자격정지가 해제되면서 올해 들어 조금씩 종목별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북한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200명 가까운 규모의 선수를 파견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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