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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 칼럼] 변화된 통일부의 역할과 정책방향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4 19:41

수정 2023.09.24 20:13

[차관 칼럼] 변화된 통일부의 역할과 정책방향

통일부 차관으로 일한 지 석 달이 돼 간다. 35년을 외교관으로서 한반도 문제에 관여했음에도 통일업무는 다소 낯설었고, 통일부에 대한 따가운 비판들은 조직의 정체성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깊게 했다. 조직개편에 임하는 직원들의 동요 또한 어려운 과제였다.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간 통일부는 급변하는 남북관계와 국제정세에 제대로 대처해 왔는가.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 특히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를 인류 보편의 가치로 접근하기 위한 치열함이 있었는가.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일깨워 준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시대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해 내지 못한다면 그 조직은 결국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말 것이다.

통일부가 그러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번 통일부의 조직개편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통일부 변화 노력의 핵심은 남북관계 정상화에 놓여 있다. 왜곡된 남북관계로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도, 통일 한반도의 미래도 제대로 그려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통일부는 세 가지 핵심원칙을 토대로 통일정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는 헌법가치이다.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통일의 방향성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다. 우리의 통일·대북 정책은 이러한 헌법가치에 확고한 기초를 두어야 할 것이다. 지난 8월 18일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정상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다자 차원에서 한반도의 통일 미래에 대한 지지를 확보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통일부는 이러한 통일 비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여 나갈 것이다.

둘째는 보편적인 가치와 국제규범이다. 자유와 인권은 인류보편적인 가치이며, 북한 주민들도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다. 우리가 북한인권 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폭정에 간접적으로 동참하는 꼴이 된다. 북한인권 문제는 앞으로 대북정책의 핵심적인 부분이 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북한인권 문제를 옹호하기 위해 노력해온 많은 활동가들이 있다. 최근에는 특히 젊은 전문가들의 활동이 고무적이다. 국제적 연대도 중요하다. 통일부는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의 모든 이들과 힘을 합쳐 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보편적 가치를 한반도 전역에서 구현시켜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칙에 입각한 대북접근이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거짓임이 드러났고, 동족인 우리에 대한 핵위협마저 일삼고 있다. 우리는 보다 원칙적인 입장을 갖고 북한 비핵화를 추동해 내면서 남북관계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 일시적 성과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남북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발이나 규범 위반에 대해서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물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 경색이 불가피하더라도 올바른 관계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남북관계는 언제든지 또 다른 격랑 속으로 빠져들 수 있다. 통일부는 보다 긴 호흡을 갖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


통일부 업무 재설계와 조직개편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 지난 주말 서울 강서구에 있는 남북통합문화센터와 경기 파주에 위치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 다녀왔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현장에서 열정을 갖고 분단과 통일을 설명하는 직원들 그리고 휴일도 잊은 채 통일의 화두를 국민 삶 속에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는 직원들이 있는 한 통일부는 다시 국민 속에서 거듭날 것이다.
통일부의 변화와 혁신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문승현 통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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