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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돼지심장' 이식 성공했다..美연구팀 "58세 환자 회복 중"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5 07:12

수정 2023.09.25 07:12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사진=연합뉴스
돼지심장을 이식받은 로런스 포시트/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사상 두 번째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은 말기 심장질환 환자인 로런스 포시트(58)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혈관 질환과 내부 출혈 합병증 등으로 다른 치료 방법을 포기했던 포시트는 현재 회복 중"이라며 "부인과 자녀 등 가족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해군 출신으로 알려진 포시트는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받기 전 "나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돼지 심장, 즉 이종 이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소한 난 희망과 기회가 있다"며 "모든 힘을 다해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메릴랜드 의대 외과 의사들이 지난 20일 58살의 로렌스 포셋에게 사상 2번째 인간에 대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뉴시스
미 메릴랜드 의대 외과 의사들이 지난 20일 58살의 로렌스 포셋에게 사상 2번째 인간에 대한 돼지 심장 이식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으로 알려졌다.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이 살아있는 환자에게 이식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해 1월 첫 번째 이식 수술이 진행된 바 있다. 이 역시 메릴랜드 의대 연구팀이 맡았으며 당시 돼지 심장을 이식받은 57세의 남성은 두 달 뒤 사망했다.

부검 결과 환자에게선 돼지에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DNA가 발견됐다. 다만 당시 환자에게서 심각한 거부반응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번 수술에서 10개의 유전자가 조작된 돼지의 심장을 사용했다. 유전자 의료기업이 사육한 이 돼지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3개의 돼지 유전자와 함께 돼지 심장의 성장과 관련한 1개 유전자가 제거됐다. 또 인체가 돼지 심장을 인간의 심장으로 인식하도록 6개의 인간 유전자가 삽입됐으며, 인체 거부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첫 번째 이식 때 사용되지 않았던 최신 기술로 바이러스와 항체 등을 검사했다.


최근에는 뉴욕대(NYU) 연구팀이 뇌사 환자 2명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기도 했는데, 돼지 심장은 뇌사자의 신체에서 3일간 정상적으로 기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에서는 장기이식 희망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대기자가 10만 명이 넘지만, 장기 부족 탓에 매년 6000명 정도가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윤리적인 문제와 동물의 권리, 종교적 우려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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