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검찰 독재" vs "이재명 구속"...둘로 쪼개진 서초동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9.26 12:01

수정 2023.09.26 15:31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9.26. kgb@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9.26. kgb@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1시간여 앞둔 26일 오전 9시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 법원삼거리는 둘로 갈라졌다. 내리는 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모여들기 시작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은 '영장 기각'을 외쳤다. 이에 반대자들은 '구속해라'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기각" vs "구속"
경찰에 따르면 촛불연대와 더민주혁신회의 등 이 대표 측 지지자들, 애국순찰팀과 자유대한호국단 등 보수 성향의 이 대표 반대자들은 이날 양측으로 나누어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이들 간의 충돌을 대비해 양측 사이를 통제하고, 펜스를 설치했다.

실제 중앙지법 인근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서울지하철 2호선 교대역 입구부터 경찰 차량이 배치돼 있었다. 현장을 중계하기 위한 유튜버는 물론, 피켓과 부부젤라 등을 든 인파가 우산과 우비 차림으로 모여 법원 앞은 아침부터 혼잡했다.

이어 구속심사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앞선 오전 9시부터 모여든 이들은 각각 이 대표 유죄, 무죄를 외치면서 대치했다.

지지단체 측은 '조직검찰 조작수사 중단하라', '희망이 이긴다 민주주의 지켜내자', '정적 제거 중단하라', '검찰독재 규탄' 등 피켓을 들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이어간 것이다. 도착 시간에 맞춰 이 대표가 탑승한 차량 번호를 공유하며 서로 응원을 독려하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왔다고 한 이 대표 지지자 우모씨(70대)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왔다. 영장실질심사가 아무 근거나 증거 없이 정치적으로 이뤄진 것이라 막아야 한다"며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했던 일을 또 당하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한모씨(77)는 "이 대표는 죄가 있어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에 맞섰기 때문에 이런 고초를 겪고 있다"며 "검찰 조직이 한 사람을 죽이려 달려드는 마당에 우리라도 힘을 보태야 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반면 반대자들은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 '대장동 범죄 몸통은 이재명'. '이재명을 구속하라' '이재명이 범인이다' 등 피켓은 물론이고 대형 음향장비까지 동원해 맞섰다. 현장에는 대형 태극기도 등장했다.

서모씨(50대)는 "영장 심사를 받는 것이 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냐. 법은 판사가 따지는 문제"라며 "오히려 이재명 지지자들이 너무 이재명을 감싸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온 나라를 이렇게 떠들썩하게 했는데 이건 중대범죄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집회를 위해 경북 김천에서 올라왔다는 유모씨(65)는 "당 대표라고 해서 다른 사람과 다른 특별함을 바래서는 안 된다"라고 언급했다.

소란 없었지만...주민들 "불편"
집회는 영장심사 시간이 다가올수록 고조됐다. 지지자들은 "우리가 이재명이다"와 같은 구호를 외쳤고 반대편에서도 "이재명 구속해라" 등으로 맞대응했다.

이 대표는 이날 빗길 교통체증으로 인해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오전 10시 3분쯤 우산을 쓰고, 지팡이를 짚은 채 법원에 도착했다. 집회가 열린 법원 정문 쪽을 통과하지 않고 후문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지지자들은 이 대표가 법원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자 "힘내세요" 등을 외치기도 했다.

이날 양측 집회 인원으로 각각 1500명, 200명을 신고했다. 하지만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규모가 줄었고, 경찰의 통제 등에 따라 별다른 소란 없이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커 보였다. 지역에 거주하는 박모씨(70대)는 "다들 너무한다고 생각한다.
경제가 어려운데 나라를 두쪽으로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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